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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물iN] 강원도 특수교육 볼모지서... 시각장애인 먹이고 교육시켰다

  • seraday06***
  • 2023.09.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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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복지인물iN’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복지에 감사하며 복지와 관련된 인물의 업적, 비하인드 등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소식으로 매주 찾아오겠습니다. 복지의 여정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강원명진학교 박승명 이사장 [사진=강원명진학교]
20세기 후반 장애인은 국가도 부모도 무관심한 대상이었다. 당시만 해도 장애아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어려웠고, 적절한 교육을 받는 일은 더욱 힘들었다. 일자리를 얻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강원명진학교 박승명(1942~2015) 이사장은 강원도 최초, 유일의 시각장애 특수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에서 그들은 안정된 환경에서 배우고 직업 활동을 하게 됐다.

박 이사장이 장애인복지의 궁극적인 지향인 ‘자립’을 위해 선진화된 교육환경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체념했던 장애인들이 직업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단칸셋방에서 3명의 시각장애인만 돌보던 이 기관의 운영방침은 전국 특수교육계로 확대됐다.

 

매년 1400억 들여 전 시설 고치고, 시각장애인용 노트북도 보급해

박 이사장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고모부가 운영하던 춘천맹학원(현 강원명진학교)의 교사였다. 그러다 1971년 학원의 경영난으로 이곳을 직접 인수해 평생 시각장애인을 가르치고 돌보게 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했던 만큼, 교육기관은 생활시설의 기능도 해야만 했다. 많은 이들을 먹이고 재우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했고, 그는 양돈사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원을 마련하며 특수교육계에 한 획을 긋는다.

그는 중증 장애아를 외면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에 주목했다. 특수학교의 열악한 설비·재정이 문제임을 인식한 그는 시설 정비 및 지원 확대를 선결과제로 꼽았다. 1994년 특수교육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23년여의 세월을 직접 학교 운영과 급식을 양돈사업 수익금으로 해결했다. 인건비 외에는 나라의 지원 없이 그와 가족들의 힘으로 강원명진학교를 일궈온 것이다.

강원명진학교도 교사들과 직원들이 1인 3역을 해내며 식생활 문제를 해결했으나, 낡은 건물만큼은 해결이 어려웠다. 학생 수가 매년 늘어나는데 공간은 부족하고, 낡은 건물이 몇 년째 보수공사로 버텨온 것도 한계에 부딪혔다. 다행히 이 사업의 가치를 알았던 삼일재단의 기금 지원으로 그는 현대식 기숙사와 직업교육관 등의 신축 건물을 차례로 세웠다.

그의 특수교육 지원은 강원명진학교 밖에서도 계속됐다. 사립특수학교 시설현대화사업을 성사시킨 것이다. 애초에 국립과 공립학교는 시설신축 및 개보수 예산이 잘 지원돼 왔으나, 사립은 그렇지 못해 시설 수준에 차이가 났다. 이를 참을 수 없었던 박 이사장은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회장으로서 교육부에 적극 건의해, 정부가 매년 1400억 원을 특수교육 시설 개선에 투자하도록 힘썼다.

게다가 수업환경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를 도입한 것이다. 한소네는 일종의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으로, 수업내용이 바로 점자로 변환되면서 나중에 음성으로 들으며 공부할 수 있는 첨단기기다. 한대당 5백만 원이 넘는데 이 또한 그의 설득으로 정부가 지원에 나서게 한 것이다.

 

공판장에 물건 내다 팔고, 악기 다루는 연주자로도 직업 선택의 폭 넓혀
강원명진학교 학생들 [사진=강원명진학교]

박 이사장은 직업이 인간의 삶의 조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봤다.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생존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즉 삶의 가치를 스스로 찾게 하는 직업적 재활이 바른길이라고 믿었다. 그는 전반적인 교육환경을 정비한 데 이어 각 개인이 소명을 다 할 수 있는 직업을 선물하고자 했다. 두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을 위한 적합 업종 개발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장애인들이 만든 생산품을 판매하는 곰두리 강원공판장을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강원도 내 25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및 재가 장애인이 생산한 물품이 판매된다. 문구류 등 사무용품에서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는데, 장애인은 취업기회를 얻고 지역사회도 경제  활성화로 함께 성장하도록 길을 마련한 것이다.

원하는 진로를 가지도록 직업교육의 다양성도 넓혔다. 강원명진학교는 영어교육, 음악활동을 했는데 이는 시각장애인이 흔히 진출하는 분야인 안마, 침술을 가르치는 관행에서 벗어난 교육을 실시한 셈이다. 영어교육의 일환으로 여름캠프가 있다. 외국인 교사들이 진행하는 여름캠프는 외국인을 만나기 쉽지 않은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시각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이 어울리는 자리다.

특히 음악은 장애인의 심리정서재활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는 만큼, 박 이사장의 교육철학은 1인 1악기 다루기였다. 그의 전폭적인 지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강원명진학교의 관악합주부는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며 각 지역에서 초청공연을 요청받았다. 50여 년에 걸친 그의 장애인 복지에 대한 열정은 보건사회부 표창, 국민 훈장 등으로 이어졌다.

 

박 이사장은 시각장애인 교육방법 빛 교육행정체계를 개척하고, 특수학교 확대 및 현대화에도 앞장선 인물이다. 장애인 특성에 맞는 통합교육방법을 모색하는 현 시점에서, 그의 업적은 장애인 배려에 기반한 교육환경의 선제 구축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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