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최연지 기자]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업무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요양뉴스 제보 채널에는 ‘어르신들 제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요양보호사 A 씨는 “최근 시설의 (모든) 와상 어르신들의 제모를 지시받았다”며 “그간 여러 시설에 근무해 봤지만 이런 일까지 시키는 요양원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르신들 각질 생긴다고 로션을 목욕 후는 물론이고 매일 하루에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온몸에 발라 드리라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동료 요양보호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는 “목욕 후에 로션 발라 드리는 건 이해되지만, 제모는 첨 듣는 얘기라 당황스럽다”, “와상 환자들 많이 보았어도 제모는 안 한다”, “익명으로 요양원 신고해라”, “요양보호사가 온갖 잡일 다한다지만 제모까지 해야 하냐”, “미친 거다” 등 요양원 방침을 지적했다.
반면 한 요양보호사는 “꼭 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어르신들 대변보시면 닦기도 힘들고, (항문에) 끼고 해서 제모를 선택하기도 한다. 특히 와상 어르신들은 대변도 묽은 변을 많이 보시기 때문”이라고 요양원에서 제모를 권장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요양뉴스 취재 결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센터는 “장기요양기관의 요양요원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4, 별표9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되 세부적인 업무의 내용은 각 직종이 적용받는 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관의 운영기준에 따라 판단하시기 바란다”며 사실상 ‘제모’도 요양보호사의 업무범위가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별지 제16호의 장기요양급여 제공기록지(시설급여/단기보호)에서도 요양보호사의 업무범위 중 신체활동지원 항목에서 몸단장의 하나로 ‘면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20년 이상 재가급여 분야에 종사한 간호사는 “와상 대상자의 제모가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욕창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와 같이 필요시에 제모를 권장한다. 항문에 털이 있으면 반창고를 붙인다거나 기저귀 케어를 할 때 깨끗하게 이물질이 닦이지 않는다. 더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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