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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 돌봄 공백 막는다…보건복지부,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현장점검
[요양뉴스=김혜진 기자]보건복지부가 현장방문을 통해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지원 사업의 운영 상황 점검에 나섰다.[사진=보건복지부]보건복지부는 15일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이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부민병원을 방문해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지원 사업의 운영 현황과 현장 애로사항을 점검했다고 밝혔다.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 3월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을 계기로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지원사업 운영을 위한 병원과 지자체 간 협력 현황을 확인하고현장의 어려움과 제도개선 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지원사업은 각 시·군·구와 협약을 맺은 병원이 퇴원(예정) 환자 중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평가지자체에 의뢰하면 지자체가 통합지원회의를 통해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우고 방문진료, 가사지원 등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신속하게 연계하는 사업이다.퇴원 이후 돌봄 공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입원을 막고 가족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정부는 그간 퇴원환자 통합돌봄 매뉴얼'을 마련하고시·군·구 담당 공무원 및 협약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지원 사업을 준비해 왔다.그 결과4월 말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와 1,030개 병원이 협약 체계(MOU)를 구축했고사업 시행 이후 약 4주간(3.27.~4.24.), 전국에서 601건의 병원-지자체 퇴원환자 연계 협력이 이뤄졌다.서울부민병원은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퇴원을 앞두고 있던 어르신(80세, 독거)에 대한 통합돌봄을 신청했다.강서구는 통합지원회의를 거쳐 퇴원 전에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했고계획에 따라 어르신은 퇴원 시 동행지원서비스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귀가했다.퇴원 후화장실 안전손잡이 설치, 방문운동, 보건소 건강관리,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연계 지원받아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향후 현장 의견을 토대로 지원 절차와 연계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사업 성과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지역별 우수사례는 확산하고 운영상 미비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연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협업체계를 꾸준히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보건복지부는 고령화 심화와 복합적 돌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확대해왔다. 지난 3월 발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로드맵에서는 방문진료, 퇴원환자 지원 등 재가 중심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현재는 병원과 지자체가 통합돌봄 체계에서 퇴원 이후 지원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 경험을 하나씩 쌓아 나가는 단계로, 현장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향후 사업 운영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진 기자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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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시설 탐방기]⑤ 병원도, 시장도, 공원도 한 건물 안에…싱가포르 ‘캄풍 애드미럴티’
[요양뉴스=박지성 기자]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의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는 단순한 실버타운이 아니다. 2017년 완공돼 2018년 공식 개장한 이 시설은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이 추진한 첫 통합형 은퇴 커뮤니티로, 0.9헥타르 부지 안에 시니어 주거, 의료, 식음·상업시설, 공공광장, 커뮤니티 기능을 한데 묶었다. WOHA가 설계한 이 프로젝트는 세계건축페스티벌 2018 ‘월드 빌딩 오브 더 이어’와 싱가포르 대통령디자인어워드 등을 받으며, 고령사회를 위한 새로운 도시형 모델로 평가받았다.싱가폴의 캄풍 애드미럴티는 요양시설이 아니라 시니어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사진=캄풍 애드미럴티)‘좋은 요양시설’이 아니라 ‘한 동네의 압축판’캄풍 애드미럴티의 핵심은 시설의 고급화보다 기능의 집적에 있다. 이곳에는 2개 동, 총 104개의 시니어용 스튜디오 아파트가 4층부터 11층까지 들어서 있고, 저층부에는 900석 규모 호커센터와 소매시설, 3·4층에는 전문 외래와 데이서저리를 포함한 의료센터, 상부에는 액티브에이징 허브와 어린이집, 커뮤니티 파크, 옥상 농장이 배치돼 있다. 전통적으로 여러 기관이 따로 지었을 주거·의료·상업·돌봄 기능을 하나의 수직 복합체로 통합한 것이다.외로움을 막는 것은 침대 수가 아니라 ‘내려갈 이유’다이 시설이 인상적인 이유는 노인을 건물 안에 보호하는 대신, 건물 밖으로 나오게 만드는 구조를 택했다는 점이다. 설계팀은 1층을 폐쇄적인 로비가 아니라 동네 주민이 드나드는 다공성 공공광장으로 만들었고, 상부에는 아이들과 어르신이 마주치는 어린이집과 액티브에이징 허브, 정원과 농장을 함께 배치했다. ULI와 대통령디자인어워드는 이 프로젝트가 사회적 상호작용과 활동적인 노후를 촉진하는 ‘원스톱 허브’라고 평가했고, WOHA 역시 건물을 노인이 계속 활동적이고 독립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의 인프라’로 설명한다.도심 초역세권에 얹은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실험캄풍 애드미럴티는 노후 주거를 도시 외곽의 조용한 단지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 한복판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시설은 애드미럴티 MRT역 인접 입지에 자리 잡고 있고, 의료·식사·장보기·운동·교류가 한 건물 안에서 해결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아파트는 55세 이상 1~2인 가구를 위한 36~45㎡ 규모 스튜디오로 구성됐고, 손잡이·경사로·비상버튼·휠체어 접근성 등 고령친화 설계를 적용했다. 결국 이곳의 강점은 “좋은 방”보다도 “굳이 시설 밖 먼 곳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다.캄풍 지구 아래에는 노인시설이 아닌 일반 생활 인프라 시설이 배치돼 있다. 노인들을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일상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핵심 철학이다. (사진=캄풍 애드미럴티)시설의 화려함이 아니라, 일상의 견고함이 핵심한국의 실버타운 논의는 여전히 분양형 주거상품이나 프리미엄 커뮤니티에 무게가 쏠려 있다. 그러나 캄풍 애드미럴티가 던지는 메시지는 다르다. 고령친화 시설의 경쟁력은 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주거와 의료, 식사, 교류, 공공공간을 얼마나 촘촘하게 엮어 일상을 유지하게 하느냐에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 정부와 설계진이 이 프로젝트를 향후 공공주택과 고령사회 대응의 모델로 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실버타운 한 곳을 넘어 고령친화 도시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내의 노인복지주택 업계 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지성 기자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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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외로움, 경기는 간병비, 광주는 의료결합…지자체 돌봄 경쟁의 새 축
[요양뉴스=가순필 기자]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이후 지자체 돌봄정책의 경쟁축이 뚜렷해지고 있다. 3월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본사업이 시작된 뒤 2주 만에 전국에서 8,905명이 신청했고, 229개 지역 가운데 경북 울릉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청이 접수됐다. 제도는 전국 단위로 동시에 출발했지만, 각 지자체가 무엇을 가장 시급한 돌봄 과제로 보느냐에 따라 정책의 결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서울은 ‘외로움과 고립’, 경기도는 ‘간병비 부담’, 광주는 ‘의료결합형 통합돌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지자체별로 돌봄의 주안점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이미지=생성형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서울, 고독사 대응 넘어 ‘외로움 예방’으로서울의 변화는 돌봄정책의 범위를 넓히는 데서 시작된다. 서울시는 2023년 기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이르고, 서울의 1인 가구 중 62.1%가 외로움을 호소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2024년 7월 전국 최초로 고독·고립 대응 컨트롤타워를 신설했고, 정책 방향도 기존의 고독사 예방 중심에서 외로움 예방과 재고립 방지까지 확장했다. 올해는 ‘아름다운 동행가게’를 230개소까지 확대하고, ‘스마트 안부확인’ 야간·휴일 관제 대상을 8,500가구로 늘리는 한편, 민관 협력형 고립예방협의체를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했다. 돌봄을 신체 지원만이 아니라 관계망 유지와 고립 예방까지 포함하는 과제로 재정의하고 있는 셈이다.경기도, ‘간병비’를 돌봄정책 전면으로 끌어올리다경기도는 돌봄의 핵심 문제를 비용 부담에서 찾고 있다. ‘간병 SOS 프로젝트’는 올해 16개 시군으로 확대됐고, 저소득층 65세 이상 노인에게 연간 최대 120만 원의 간병비를 지원한다. 사업 성과 분석을 보면 지원 대상자의 74.4%가 생계급여 수급자였고, 65.1%는 100만 원을 초과해 지원받았다. 경기복지재단 연구에서는 신청자의 89.2%가 간병비 부담 완화에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돌봄을 서비스 공급 문제로만 보지 않고, 가족이 감당하던 간병비를 얼마나 공적으로 분담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끌어올린 점이 경기도 정책의 특징이다.광주, 통합돌봄에 의료를 더하는 방향으로광주는 통합돌봄의 다음 단계를 ‘의료결합’에서 찾고 있다. 광주광역시의회는 지난해 말 ‘2026년 의료돌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토론회를 열고, 약사·한의사·간호사 등 지역 의료자원을 통합돌봄 체계 안으로 어떻게 넣을지 논의했다. 광주시는 2026년 통합돌봄 예산 90억 원을 편성했고, 시 온라인뉴스에서도 ‘광주다움 통합돌봄 모델’이 돌봄통합지원법으로 전국 확산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즉 광주는 생활지원 중심 돌봄을 넘어, 지역 내 의료자원과 연결되는 구조를 선점하려는 흐름이 강하다.지자체 돌봄 경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이 세 지역의 움직임을 함께 놓고 보면 최근 지자체 돌봄정책의 기준은 분명해진다. 더 이상 ‘서비스를 몇 개 더 만들었는가’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대신 서울처럼 외로움과 고립을 먼저 포착하느냐, 경기처럼 간병비 부담을 공공의제로 끌어올리느냐, 광주처럼 의료와 돌봄의 접점을 제도화하느냐가 새로운 경쟁축이 되고 있다.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시작된 지금, 지자체 돌봄정책의 성패는 결국 지역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돌봄 리스크를 얼마나 정확히 짚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 더 선명해지고 있다.
가순필 기자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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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신약은 돌봄을 바꿀까
[요양뉴스=김혜진 기자]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표적 치료제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치매 치료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는 2024년 11월 국내 출시됐고, 한국릴리는 2025년 말 도나네맙 성분의 키순라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두 약 모두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한해 적용되는 데다, 진단과 모니터링에 필요한 검사 부담이 커 “치료제 등장”이 곧바로 “돌봄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치매 어르신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의료진 (사진=AI 기반 재구성)치료제는 나왔지만, 대상 환자는 제한적레켐비와 키순라는 모두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 치매 단계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레켐비는 임상3상에서 18개월 동안 인지·기능 저하를 위약 대비 27% 늦췄고, 키순라는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적 진행을 늦춘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 약들은 이미 진행된 중등도·중증 치매 환자를 되돌리는 치료제가 아니라,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이라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넓지 않다.국내 도입은 빨라졌지만, 실제 접근성은 높지 않다국내에서는 레켐비가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약사위원회를 잇따라 통과하며 처방 기반을 넓히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빅5’를 포함한 전국 주요 병원들이 이미 처방 체계를 갖췄다. 다만 실제 투약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의 확인에 따르면 레켐비는 아직 비급여로, 연간 약가가 미국 기준 약 3,500만원, 일본 기준 약 2,700만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약값 자체도 부담이 크지만, 병원별 전담 인력과 검사 체계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는 점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약보다 더 큰 장벽은 검사와 모니터링치매 신약의 실제 허들은 약가만이 아니다. 레켐비 처방 정보와 FDA 자료에 따르면 투약 전에는 아밀로이드 병리 확인이 필요하고, 투약 중에는 뇌부종·미세출혈 등 ARIA를 확인하기 위한 MRI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FDA는 2025년 안전성 검토 뒤 레켐비에 대해 기존보다 더 이른 시점의 MRI 모니터링을 권고했고, ApoE ε4 유전자 상태가 위험도 판단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약 한 병의 문제가 아니라 PET·MRI·유전자 검사, 반복 내원, 부작용 설명과 관찰까지 포함된 치료 여정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돌봄시장에선 ‘신약’보다 ‘연결체계’가 더 중요해졌다이 때문에 치매 신약 시장의 핵심 쟁점은 약효 자체보다도, 누가 조기에 진단받고 누가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올해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 치매관리주치의 전국 확대, 치매장기요양수급자의 주야간보호 이용한도 상향, 보호자 지원 확대를 함께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이 나오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조기 선별, 전문 진료 연계, 장기 추적, 돌봄서비스 연결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치매 제약시장의 다음 경쟁은 ‘약값’이 아니라 ‘접근성’이 될 가능성시장 측면에서 보면 한국 치매 제약시장은 이제 막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레켐비가 먼저 들어왔고, 키순라도 허가 절차에 들어가면서 치료 선택지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국내 레카네맙 실사용 데이터에서도 2026년 2월 기준 등록 환자 901명 중 652명이 치료를 시작했고, 부작용인 뇌 영상 이상은 9.5%로 보고됐다. 다만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어떤 약이 먼저 들어오느냐보다, 어느 병원이 진단과 모니터링 체계를 더 안정적으로 갖추느냐, 급여 논의가 어디까지 진전되느냐, 그리고 그 치료가 돌봄비용과 가족 부담을 실제로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 치매 신약은 분명 새 시장을 열고 있지만, 돌봄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은 ‘도입’보다 ‘접근’이 더 큰 문제다.
요양뉴스기자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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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제논, 아직은 먼 돌봄로봇의 길
[요양뉴스=박지성 기자] 5월 6일, KB금융그룹과 생성형 AI 전문기업 제논(GENON)은피지컬 AI 기반 시니어 케어 서비스 모델을 시연했다. 현장에서 공개된 돌봄로봇 시연은 약병 전달, 감정적 대화, 기립 시 부분 지지 등 제한된 보조 기능에 집중됐다. 하지만 로봇은 사람을 들어 옮기거나 업는 수준의 물리적 돌봄은 수행하지 못했고, 복잡한 환경에서는 오류도 확인됐다. 정부도 지난 4월 발표한 ‘AI 돌봄기술 전주기 지원 전략’에서 3년 내 현장 적용 기술은 AI·IoT 중심으로 추진하고, 이동·돌봄 보조 같은 ‘피지컬 AI’는 중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돌봄로봇의 현장 투입은아직 초기 단계라는 의미다.KB금융그룹과 제논이 AI엑스포 전시회 현장에서 돌봄 로봇의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요양뉴스)현장 시연, 기대보다 좁은 기능 범위이날 현장에서 업체가 시연한 동작은 사람의 일어서는 동작을 보조하거나 약병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감정적 대화 기능도 소개됐지만, 실제 요양현장에서 요구되는 체위변경, 부축 이동, 낙상 직전 지지, 침상 이·착석 보조 같은 고강도 물리 지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특히 어르신 체중을 어느 정도까지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단계의 돌봄로봇이 ‘완전 대체’보다 ‘부분 보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가장 큰 장벽은 안전성돌봄로봇 개발이 더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사람의 몸을 직접 지지하거나 밀착 접촉하는 과업은 단순 물건 전달과 다르다. 2021년 글로벌 연구기관인 프론티어스(Frontiers)에 따르면,옷 입히기나 기립 보조처럼 지속적인 신체 접촉이 필요한 작업은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 규제로 기능 제공이 제한적이며, 직접적이고 연속적인 인간-로봇 접촉에 대한 별도의 안전 설계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힘 조절이나 위치 판단이 조금만 어긋나도 낙상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돌봄현장은 전시장보다 훨씬 복잡하다환경 대응도 과제다. 글로벌 학술지인인 네이쳐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정형 환경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강인한 내비게이션과 장애물 회피 시스템이 필요하며, 실제 로봇은 장애물 회피 기능이 있어도 얇은 물체나 복잡한 동선에서 충돌과 경로 오류를 보일 수 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침대, 휠체어, 보행보조기, 좁은 복도, 수시로 움직이는 사람들로 이뤄진 공간이다. 짧은 전시장 시연보다 실제 돌봄현장이 훨씬 어렵다는 뜻이다.실제 수요와 기술 수준 사이에도 간극현재 연구들이 보여주는 돌봄로봇의 현실적 역할도 비교적 분명하다. 2025년 프론티어스의연구에서 고령자 지원 로봇은 알림 제공, 물건 집기·전달, 화상통화 같은 일상 보조 과업을 중심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고령자의 우선 필요 과업은 분명하지만, 이를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로봇의 현재 기능과는 여전히 간극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돌봄현장이 요구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상용화보다 검증이 먼저돌봄로봇은 분명 고령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상용화 임박’보다는 ‘검증 확대 필요’에 가깝다. 특히 요양현장에 들어오려면 단순 시연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하중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지, 복잡한 공간에서 얼마나 오류 없이 움직일 수 있는지, 돌봄 인력과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먼저 축적돼야 한다. 국내의 피지컬 AI 기업 개발 담당자는 관련해 "돌봄 현장은 일반적인 산업현장보다도 훨씬 더 물리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이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지성 기자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