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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감정까지 더한 돌봄…시니어학교 박형래 원장의 ‘존중 케어’
[요양뉴스=전형수 기자]어르신이 하루를 보내는 공간은 단순히 보호받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배우고, 웃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회생활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시니어학교 박형래 원장의 생각이다.박 원장은 인지·신체 프로그램에 정서 관리까지 접목하며 시니어학교만의 돌봄 방식을 만들어왔다. 특히 치매 어르신에게도 일방적인 보호보다는 존중과 선택, 즐거운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어르신들이 배우고 소통하며 편안한 하루를 보내는 시니어학교 전경(사진=요양뉴스)치매극복선도단체 경험, 전문적인 치매 돌봄으로 이어져시니어학교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오랜 기간 쌓아온 치매 돌봄 경험이다. 앞서 강동구에서 운영한 시니어학교는 당시 강동구 내 유일한 ‘치매극복선도단체’로 지정돼 치매안심센터 및 구청과 다양한 협력 활동을 진행했다.치매극복선도단체는 구성원이 치매파트너 교육을 이수하고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을 배려하며, 지역사회에 치매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기관이다.시니어학교 역시 치매안심센터의 제안으로 협약을 맺고 관련 교육과 활동을 확대했다. 구민회관과 보건소 등에서 열리는 전시와 행사에도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치매 인식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경험은 보호자에게 기관을 신뢰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됐고, 현재의 특화된 인지교육을 만드는 밑바탕도 됐다.시니어학교의 프로그램은 단순한 문제풀이식 인지훈련과는 거리가 있다. 패션과 미술, 이야기를 접목한 ‘안티에이징’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돌이 입은 한복을 함께 살펴본 뒤 한지를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움직이는 활동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인지 자극을 돕는다.‘K할매·K할배’를 콘셉트로 한 K-뷰티 활동도 진행한다. 팩이나 피부 관리 등을 통해 외모를 가꾸면서 어르신들이 자신을 돌보고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박 원장은 “치매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단순하게 할 필요는 없다”며 어르신들도 새로운 문화와 아름다움, 재미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직접 ‘앱’까지 만들어 밀착 관리시니어학교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감정’이다.박 원장은 인지 기능만큼이나 어르신의 정서 상태가 하루의 생활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감정케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처음 정서 케어를 강화하자고 제안했을 때 일부 직원들은 다소 낯설어했지만, 우울감과 불안 등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이 어르신 돌봄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이를 위해 감정 상태를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어 6월부터 활용하고 있다. 어르신의 감정과 상태를 하루 세 차례 확인하고, 감정 상태를 10가지 유형으로 나눠 변화를 살핀다.한 달 동안 축적된 내용은 건강·신체·정서 세 영역으로 정리해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보호자는 단순히 “오늘 잘 지냈다”는 설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님의 감정이 한 달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별도의 감정케어 수업도 주 1회 운영한다.신체활동도 비중 있게 구성했다. 스모비를 활용한 운동은 주 3회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호응이 높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스모비는 손잡이가 달린 링 형태의 운동기구로 근육과 균형감각, 유연성에 도움이 되는 운동기구다. 박 원장은 특히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파킨슨 증상이 있는 어르신들의 신체활동을 돕는 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관절에 부담을 줄이면서도 운동효과가 큰 슬링플레이와 필라테스 기구 등을 이용한 걷기와 움직임 훈련도 병행한다. 수업 참여가 어려운 어르신에게 무리하게 활동을 권하지 않는다. 휴식이 필요하면 물리치료실 등에서 쉬도록 하고, 참여가 가능한 경우 직원이 옆에서 밀착해 활동을 돕는다.하루 일과에도 이러한 운영 철학이 녹아 있다. 센터에 도착하면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간호 인력이 건강 상태를 살핀다. 발 마사지와 신체활동, 물리치료실에서의 휴식 등을 거쳐 오전 프로그램을 시작한다.오전에는 그림 등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직접 고르는 자유선택 시간도 있다. 수업 시작은 음악으로 알리고 하루를 마칠 때는 종례를 한다. 어르신들이 돌아가며 서로에게 인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어르신의 편안한 하루를 위해 세심하게 마련된 시니어학교 내부 공간(사진=요양뉴스)어르신을 존중하고, 직원은 서로 돕는 돌봄새로운 어르신이 센터에 오면 처음 약 3일간 개인별 관찰일지를 작성한다.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성격과 인지·신체 상태, 좋아하는 활동, 적응 정도를 직원들이 공유하고 이를 프로그램 참여 방식에 반영한다.처음에는 낯선 환경 때문에 집에 가고 싶어 하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이때 억지로 적응시키기보다는 직원이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함께하며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박 원장은 세심하게 밀착해 돌볼 경우 상당수 어르신이 비교적 빠르게 센터 생활에 적응한다고 설명했다.송영에서도 가장 먼저 강조하는 원칙은 안전이다. 안전벨트 착용과 낙상 예방, 서행과 양보운전을 반복해서 교육한다. 기관 이름을 달고 운행하는 차량인 만큼 운전자의 행동 역시 센터가 제공하는 돌봄의 일부라는 생각에서다.직원을 채용할 때는 경력만큼 긍정적인 태도와 에너지를 중요하게 본다. 어르신에게 밝은 기운을 전달하고 함께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살핀다. 신규 요양보호사에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 역시 ‘어르신에 대한 존중’과 ‘즐겁게 일하는 자세’다.직원 사이의 협력도 중요하다. 자신의 일만 구분하기보다 일이 많은 동료가 있다면 먼저 손을 내미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박 원장은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원을 이루듯 서로 조금씩 돕다 보면 결국 모두의 일이 편해진다”며 “어르신에게 좋은 돌봄을 제공하려면 직원들부터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그가 돌봄의 기준으로 ‘존중 케어’를 선택한 데에는 어르신 세대에 대한 존경이 자리하고 있다.“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들어온 분들이잖아요. 치매가 생기면 결국 다 잊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은 희미해져도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의 따뜻한 감정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우리와 함께했던 시간을 행복하게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박 원장에게 이번 시니어학교 개원은 세 번째 도전이다. 방송작가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처음부터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돌봄에 적극적으로 접목해왔다. 기존 시설과 다른 시도를 두고 우려도 있었지만, 어르신에게도 수준 높은 교육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세 곳의 센터 역시 똑같은 프로그램을 반복하기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더해 ‘같은 수업도 다른 느낌’으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강남 센터에서는 그동안 축적한 치매 돌봄과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서·신체 관리가 함께 이루어지는 한 단계 더 세밀한 돌봄을 만들어가고 있다.'존중 케어'를 중심으로 시니어학교만의 돌봄 문화를 만들어가는 박형래 원장(사진=요양뉴스)
전형수 기자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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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결국 성의입니다”…시어머니를 모시던 정성으로 이어온 18년의 돌봄
[요양뉴스=전형수 기자]2008년 문을 연 하나노인복지센터는 오랜 시간 서초지역 어르신들의 곁을 지켜온 재가복지기관이다. 최근에는 통합돌봄 협력기관으로 선정돼 센터 안에서의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 장기요양, 돌봄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통합돌봄은 노쇠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주민이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센터 업무만으로도 바쁜 남 센터장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는 일은 처음부터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구청에서는 남 센터장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줬고, 결국 그는 이 일을 받아들였다. 막상 시작하고 나니 함께할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사회복지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센터 업무에 함께하며 현장의 경험이 수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센터를 방문해 실제 돌봄 현장을 배우고 있다.따뜻한 마음으로 어르신을 돌보는 하나노인복지센터 남기화 센터장.(사진=요양뉴스)시어머니를 모신 시간이 돌봄의 시작이 되다남 센터장이 돌봄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시어머니와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다.형제들이 돌아가며 시어머니를 모시기로 했는데, 유독 남 센터장의 집에 오시면 시어머니는 오래 머물고 싶어 하셨다. 당시에도 일을 하고 있었던 남 센터장은 자신이 특별히 잘해드린 것은 없었다고 회상한다.시어머니가 좋아하던 순대 를 한 봉지 사 들고 집에 들어가면 “돈 아껴라”라고 하면서도 맛있게 드셨다. 고맙다는 말을 따로 하신 적은 없었지만 서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자꾸 사드리게 됐다.그러다 시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요양병원과 양로원 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사회복지 분야를 접했다. 이후 사회복지사 공부도 시작하게 됐다.시어머니를 떠나보낸 날, 조문을 온 시어머니의 친구가 남 센터장에게 물었다.“자네가 막내인가?”시어머니가 평소 친구들에게 남 센터장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했다는 말을 전해주면서 친구는 한마디를 덧붙였다.“고맙다는 말을 못했네….”시어머니가 끝내 직접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 전해 들은 순간이었다. 당시를 이야기하던 남 센터장은 지금도 시어머니가 그립다며 눈물을 닦았다.직접 어른을 모셔본 경험이 있었기에 남 센터장은 돌봄이 가족에게 얼마나 절실하고 중요한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경험이 결국 2008년 하나노인복지센터를 시작하는 힘이 됐다.포기하지 않았던 3개월, 가장 기억에 남은 어르신센터를 운영하며 수많은 어르신을 만났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한 요양보호사가 처음 방문한 어르신 댁에서 서비스를 제공한 뒤 “몸이 자꾸 가렵다”고 했다. 확인 결과 옴이었다. 옴 증상으로 피부의 가려움이 심해 손톱으로 하도 굵어서 어르신의 상태는 차마 말을 잇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기억한다.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어르신은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누군가는 도와드려야 하잖아요.”남 센터장은 청소업체와 방역업체를 불러 집안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소독했다. 어르신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변경하여 꾸준하게 치료를 했다.. 그렇게 약 3개월이 지나자 어르신의 피부는 눈에 띄게 회복됐다.어르신과 보호자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 센터장 역시 큰 보람을 느꼈다.“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 있었던 일이에요.”아픈 경험도 직원들과 나누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물론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여름철 어느 날, 요양보호사가 옻닭을 먹은 뒤 어르신의 방문목욕을 도왔다가 어르신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일이 있었다. 이후 남 센터장은 어르신을 병원으로 모시고 다녀야 했다.반지하에 거주하던 어르신을 119불러 병원에 까지 모시는 어려움보다 힘든 것은 보호자의 폭언이었다. 남 센터장뿐 아니라 정성을 다해 목욕을 도왔던 요양보호사까지 함께 폭언을 들어야 했다.“저도 힘들었지만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을 깨끗하게 해드리고 싶어서 목욕을 시켜드린 건데 그런 말을 들으니 많이 힘들어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는 제 마음도 아팠죠.”남 센터장은 이 경험을 그냥 지나간 사건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가 되면 직원회의와 교육 때마다 당시 이야기를 전한다. 아무리 좋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라도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요양보호사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함께 되새기기 위해서다.현장에서 겪은 경험 하나하나가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되고 있다.좋아하는 것을 알아주는 것이 진짜 맞춤 돌봄남 센터장은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어르신이라면 요리에 관심이 많고 음식을 잘하는 요양보호사를 연결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어르신이라면 말벗에 능한 요양보호사를 매칭하는 방식이다.이는 요양보호사에게도 마찬가지다.말재주는 조금 부족해도 요리를 좋아하는 요양보호사라면 음식을 즐기는 어르신을 만나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를 잘하고 밝은 성격의 요양보호사는 대화와 정서적인 교류를 원하는 어르신과 잘 맞을 수 있다.단순히 시간과 지역만 맞춰 요양보호사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성향과 필요, 요양보호사의 장점을 함께 살펴야 오래가는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남 센터장의 생각이다.개원 18주년을 맞은 하나노인복지센터의 전경.(사진=요양뉴스)“돌봄은 성의”…면접부터 장기근속까지 이어지는 마음남 센터장이 생각하는 돌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성의’다.요양보호사가 면접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부터 이미 돌봄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 어르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결국 현장에서의 돌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그러나 남 센터장이 말하는 성의는 요양보호사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다.센터 역시 요양보호사가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해결하며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여긴다.이러한 노력 덕분에 하나노인복지센터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요양보호사가 많다. 장기근속자가 많다는 사실은 남 센터장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다.인터뷰가 끝날 센터를 찾은 한 손님이 있었다. 남 센터장은 손님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듣고 필요한 부분을 살폈다.짧은 순간이었지만 남 센터장이 인터뷰 내내 이야기했던 ‘성의’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시어머니를 모시며 배운 마음에서 시작해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를 함께 살피고, 이제는 통합돌봄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까지 돌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하나노인복지센터.18년 동안 이어져 온 돌봄의 중심에는 거창한 방법보다 사람을 대하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었다.남 센터장이 말하는 돌봄은 결국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한 번 더 살피고, 할 수 있는 일을 정성껏 해주는 ‘성의’였다.
전형수 기자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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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믿었던 사람…" 영국 70세 이상 금융착취 피해 1,000억 원 넘어
[요양뉴스=전형수 기자]가족이나 친구, 돌봄종사자 등 가까운 사람에게 금융 관리를 맡겼다가 재산을 빼앗기는 고령층 피해가 영국에서 상당한 규모로 나타났다.영국의 사기범죄 전담기관인 런던시경찰(City of London Police)이 지난 9월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26 회계연도 ‘지위·신뢰관계 악용 사기(Abuse of Position Fraud)’로 신고된 피해액은 약 1,858억 원에 달했다.이 가운데 70세 이상 피해자의 손실액만 약 1,010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80~89세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신고 건수와 피해액이 가장 많았으며, 피해 규모는 약 475억 원에 달했다.영국에서 70세 이상의 신뢰관계 악용 사기 피해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카드 훔치고 계좌에서 무단 송금‘지위·신뢰관계 악용 사기’는 피해자가 신뢰하는 사람에게 부여한 권한이나 관계를 이용해 돈이나 재산을 빼돌리는 범죄를 의미한다.가해자는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돌봄종사자, 직원, 재산관리를 위임받은 사람 등 피해자의 일상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런던시경찰이 분석한 주요 수법에는 피해자의 은행카드를 가져가 사용하거나 금융정보를 알아낸 뒤 계좌에서 돈을 무단 이체하는 방식 등이 포함됐다.일상적으로 피해자를 만나거나 재산관리를 돕는 과정에서 금융정보에 접근한 뒤 이를 악용하는 형태다.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유언장이나 법률문서 등을 조작해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가져가려 한 사례도 확인됐다.재산관리 맡겼더니…위임장 악용 피해 약 685억 원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재산관리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이를 악용한 사례다.영국에서는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직접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울 경우 다른 사람에게 재산관리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그러나 이번 통계에서는 이러한 위임장(Power of Attorney)을 악용한 신고가 764건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약 685억 원에 달했다.주로 고령자나 취약계층의 금융관리를 맡은 사람이 법적으로 부여받은 권한을 이용해 개인적인 목적으로 돈을 인출하거나 사용하는 방식이었다.돌봄종사자 관련 피해도 444건돌봄 현장과 관련된 금융착취 사례도 적지 않았다.사회돌봄 종사자가 자신의 지위를 악용한 것으로 분류된 신고는 444건, 피해액은 약 263억 원으로 집계됐다.이들 사례에서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고령자의 은행카드나 금융정보, 개인 소지품 등에 접근한 뒤 이를 악용한 경우가 주로 확인됐다.돌봄을 받는 고령자는 식사와 이동, 외출뿐 아니라 장보기나 현금 인출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번 영국 통계는 이러한 신뢰관계가 금융범죄의 접근 통로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치매 언급된 피해 신고 337건인지기능 저하와 금융착취의 연관성도 확인됐다.런던시경찰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치매가 언급된 신고는 337건이었으며, 피해자가 취약한 상태라고 기록된 사례도 359건이었다.질병이나 인지기능 저하, 사별 등으로 타인의 도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범죄가 발생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특히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이미 다른 사람에게 금융관리 권한을 맡긴 상태라면 피해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미납 고지서·갑작스러운 유언장 변경도 ‘경고 신호’런던시경찰은 가족이나 고령자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금융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대표적인 이상 징후로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계좌 거래, 갑자기 발생하는 공과금 미납, 개인 소지품 분실, 은행계좌나 유언장의 예상하지 못한 변경 등을 제시했다.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되면 은행이나 카드사에 즉시 알리고, 재산관리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이를 악용하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관련 기관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고령사회, ‘돌봄’과 ‘돈 관리’ 함께 봐야고령자의 자산관리는 건강하고 판단 능력이 충분할 때는 개인 금융의 영역에 가깝다. 그러나 질병이나 치매, 거동 불편 등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돌봄과 금융관리가 맞닿게 된다.이번 영국 통계에서는 가족과 친구뿐 아니라 법적으로 재산관리 권한을 가진 사람과 돌봄종사자까지 고령자 금융착취의 가해자로 신고된 사례가 확인됐다.런던시경찰은 특히 고령자의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 재산관리 위임을 받은 사람들에게 금융착취 징후를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형수 기자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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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만 먹는 노인식은 옛말”…‘케어푸드’ 산업으로 키우는 日
[요양뉴스=가순필 기자]고령자의 식사를 별도의 식품시장으로 보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확대되고 있다.과거 고령자용 식품은 죽이나 잘게 다진 음식처럼 ‘먹기 편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씹는 능력과 삼키는 능력, 영양상태에 따라 제품을 세분화하고 맛과 외관까지 고려한 식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일본 농림수산성은 이러한 식품을 ‘스마일케어식(スマイルケア食)’이라는 체계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나 관련된 식품을 모아서 콩쿠르를 열 정도로 적극적이다. 농림수산성은 고령자용 식품 시장 확대를 통해 식품산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기존 ‘개호식품’의 범위를 확대해 스마일케어식 체계를 마련했다.일본의 농림수산성에서 진행한 개호 식품·스마일 케어 식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쌀가루 바스크 치즈 케이크 (사진 = 일본푸드저널 웹페이지 갈무리)영양·씹기·삼킴 상태 따라 색깔로 구분스마일케어식의 특징은 이용자의 상태에 따라 식품을 구분한다는 점이다.씹거나 삼키는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영양보충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제품은 ‘파란색’,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위한 식품은 ‘노란색’,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위한 식품은 ‘빨간색’ 표시로 구분한다.농림수산성은 소비자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선택표도 제공하고 있다. 2026년 6월에는 파란색 마크 사용 허가 기업과 제품 목록을 다시 업데이트하는 등 관련 제도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이는 고령자용 식품을 단순히 ‘부드러운 음식’으로 분류하지 않고, 저영양과 씹기·삼킴 기능 저하를 각각 다른 문제로 보고 제품을 구분하는 방식이다.민간에서는 ‘UDF’ 시장 확대일본에는 정부의 스마일케어식과 별도로 식품업계가 운영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DF)’ 체계도 있다.일본개호식품협의회는 제품의 물성과 먹기 쉬운 정도에 따라 UDF 제품을 ▲쉽게 씹을 수 있음 ▲잇몸으로 으깰 수 있음 ▲혀로 으깰 수 있음 ▲씹지 않아도 됨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음식이나 음료의 삼킴을 돕는 점도조절식품에 대해서도 관련 기준을 운영한다.시장 규모도 꾸준히 형성되고 있다.일본개호식품협의회가 2026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회원사들의 UDF 생산량은 7만1,381톤, 생산액은 583억 엔을 기록했다. 생산량은 전년보다 0.9% 감소했지만 생산액은 3.5% 증가했다.등록 제품 수도 2,287개에 달했다. 특히 시설과 병원 등에 공급되는 업무용 제품 생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024년 생산액이 563억5,600만 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금액 기준 시장 규모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일본은 스마일케어식의 해외시장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사진 = 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맛없는 환자식’에서 일반 식품시장으로일본 정부가 스마일케어식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만든 배경에는 고령자 식품에 대한 기존 이미지도 있다.농림수산성은 기존 개호식품의 범위를 씹거나 삼키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식품뿐 아니라 영양보충이 필요한 사람까지 확대했다. 식사 기능이 떨어진 고령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양 상태와 식사의 즐거움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실제로 일본 농림수산성은 스마일케어식 소개 자료에서 식품의 ‘먹기 쉬움’뿐 아니라 저영양 개선, 식사의 즐거움, 외관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재난 상황에서 고령자가 비축해야 할 식품으로 스마일케어식과 부드러운 레토르트식, 점도조절식품 등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고령자용 식품이 요양시설이나 병원에만 필요한 특수식품이 아니라, 자택에서 생활하는 고령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식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일본 정부, 해외시장 가능성도 검토일본 농림수산성은 스마일케어식을 국내 고령자용 식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왔다.농림수산성은 ‘스마일케어식 해외전개 프로젝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일본이 다른 국가보다 먼저 고령화와 고령자 식품시장 확대를 경험했다는 점을 활용해 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도 농림수산성 스마일케어식 공식 페이지에서 해당 해외전개 계획을 정책자료로 제공하고 있다.해당 계획에서는 일본 기업의 개호식품이 싱가포르, 홍콩, 한국, 대만 등으로 수출되거나 현지 사업으로 전개된 사례도 소개했다.다만 고령자용 식품은 일반 가공식품과 달리 국가별 의료·요양제도와 식문화, 삼킴장애 관리 기준 등의 영향을 받는다. 농림수산성 역시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각국의 의료·복지 환경과 관련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한국도 ‘고령친화우수식품’ 제도 운영국내에서도 고령자 식품을 별도의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는 「고령친화산업진흥법」에 따라 ‘고령친화우수식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섭취와 영양보충, 소화·흡수를 돕기 위해 식품의 물성이나 형태, 성분 등을 조정해 제조·가공한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2026년에도 신규 지정과 기존 제품의 지정 갱신이 지속되고 있다.일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고령자 식품이 단순 환자식이나 요양시설 급식의 범위를 넘어 하나의 식품산업 분야로 자리잡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초고령사회가 만드는 새로운 식품시장고령인구가 증가하면 식품시장도 함께 변화한다. 고령자 가운데는 일반식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치아 상태와 근력 저하, 삼킴 기능 변화, 식사량 감소 등으로 기존 식품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는 사람도 늘어난다.일본의 케어푸드 시장은 이러한 수요를 ‘노인에게 제공하는 특수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제품군으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특히 정부가 분류와 표시체계를 마련하고, 민간 식품업계가 수천 개 제품을 출시하면서 병원·요양시설용 업무식과 가정용 식품시장이 함께 형성되고 있다.한국 역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요양시설 급식뿐 아니라 재가 고령자의 저영양 예방, 씹기·삼킴 기능에 맞춘 식품, 소용량 고영양식 등 다양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일본에서 먼저 성장한 케어푸드 시장이 국내 식품업계에 어떤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가순필 기자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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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왜 놀 곳이 없을까”…영국에선 80대도 ‘클럽’에 간다
[요양뉴스=박지성 기자]영국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음악과 춤, 공연, 애프터눈티 등을 결합한 사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더 포시 클럽(The Posh Club)’이다. 포시 클럽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낮 시간대에 운영되는 사교·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현재 크롤리와 해크니, 헤이스팅스 등 여러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행사에서는 애프터눈티와 함께 음악, 춤, 코미디, 카바레 등 다양한 공연이 제공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치매가 있는 참가자를 위한 1대1 지원이나 교통비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영국의 시니어 전용 클럽인 포시클럽 (사진 = 포시클럽 홈페이지 갈무리)80대 어머니의 사회적 고립 계기로 시작포시 클럽은 웨스트서식스 크롤리에서 사이먼 캐슨과 그의 여동생 애니가 80대 어머니를 위해 마련한 모임에서 출발했다.어머니가 런던 해크니에서 크롤리로 이주한 뒤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자 가족들은 이웃 고령자들을 초대해 차와 음식을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후 지역 교회 공간을 활용해 음악과 공연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확대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행사가 운영되기 시작했다.현재 포시 클럽은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줄이고 사회적 교류와 문화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65세 이상 대상 롤러스케이트 프로그램도 운영프로그램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포시 클럽은 2026년 런던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롤러스케이트와 음악, 공연을 결합한 ‘The Rollers’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행사는 음악과 공연을 관람하고 참가자들이 롤러스케이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존의 차 모임이나 공연 관람 중심 프로그램에서 활동형 문화 프로그램으로 범위를 넓힌 사례다.이처럼 영국에서는 고령층 여가 프로그램이 건강체조나 취미교육뿐 아니라 공연, 춤, 패션,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사교 활동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영국 고령층 외로움도 주요 사회문제로이 같은 프로그램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가 있다.영국 노인복지단체 Age UK는 영국의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약 100만 명이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 조사에서는 수십만 명의 고령자가 일주일 동안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령층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외출과 신체활동 감소, 사회참여 저하 등과 연결될 수 있어 영국에서도 주요 노인복지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이에 따라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사람을 만나고 정기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여가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활동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NHS도 ‘사회적 처방’ 통해 지역 활동 연계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의료서비스 밖의 지역사회 활동을 건강관리와 연결하는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사회적 처방은 의료진이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 만성질환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링크 워커(Link Worker)’와 연결하고, 이후 걷기모임, 문화·예술활동, 자원봉사,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포시 클럽은 NHS가 운영하는 의료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고령자의 외출과 사회적 교류를 늘리고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국의 사회적 고립 대응 흐름과 맞닿아 있다.포시클럽은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에 있다. (사진 = 포시클럽 홈페이지 갈무리)고령층 여가도 점차 다양화한국에서도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을 중심으로 건강체조, 노래교실, 취미교육, 문화프로그램 등 다양한 노인 여가활동이 운영되고 있다.다만 고령층의 연령대와 생활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여가 프로그램 역시 세분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60대부터 90대 이상까지 고령층 내부의 연령 차이가 크고, 문화·스포츠·공연·여행·디지털 활동 등 개인별 관심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이다.영국의 포시 클럽 사례는 고령층 대상 사회서비스가 건강관리나 돌봄 지원뿐 아니라 문화활동과 사회적 관계 형성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초고령사회가 진행되면서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의 역할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 기자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