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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고위험군, 약물 경험 2.3배…중독 문제도 ‘사회적 연결’에서 봐야
[요양뉴스=김혜진 기자]서울시민의 중독 문제가 개인의 의지나 습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등 사회적 관계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로움 고위험군은 일반군보다 약물 경험 비율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중독 대응 정책이 단속이나 경고 중심을 넘어 조기 발견과 지역사회 연결 체계로 확장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14일 ‘2026 서울시 4대 중독 위험도 및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알코올, 도박, 약물, 스마트폰 등 4대 중독 위험 수준과 시민 인식, 서비스 이용 경험, 정책 수요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시민 44.8% 외로움·사회적 고립 위험군2026년 서울시 4대 중독 위험도 및 인식조사 결과, 서울시민 10명 중 4명(44.8%)이 외로움 또는 사회적 고립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44.8%는 외로움 또는 사회적 고립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고립을 경험하는 시민이 적지 않은 규모로 확인된 셈이다.특히 외로움 고위험군의 약물 경험 비율은 32.1%로, 일반군 13.9%의 2.3배 수준이었다. 알코올 사용장애 진입 비율도 일반군보다 1.5~2배 높게 나타났다. 서울센터는 이번 결과를 통해 중독 문제가 개인의 선택이나 일탈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사회적 관계 단절과 정서적 고립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적으로도 주요 보건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회적 연결이 건강과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으며,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심혈관질환, 당뇨, 인지기능 저하, 조기사망 위험과 관련된다고 밝혔다.서울시 역시 외로움과 고립 문제를 사회적 대응 과제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외로움 없는 서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고독·고립 대응 전담조직을 신설한 뒤 외로움안녕120, 서울연결처방 등 고립·은둔 예방과 사회적 연결 회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시민은 약물을 걱정하지만, 실제 위험은 처방약 오남용도 포함시민들이 체감하는 중독 우려와 실제 위험도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조사에서 시민들은 서울시가 향후 중점 대응해야 할 중독 문제 1순위로 약물, 특히 마약을 꼽았다. 응답 비율은 42.7%였다.다만 약물 경험자들이 주로 경험한 약물은 수면제, 신경안정제, 수면마취제, 살빼는 약 등 의료용 처방약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약물 문제를 마약류 범죄 대응만으로 보기보다, 처방약 오남용과 의료기관 연계 관리까지 포함해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알코올 문제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음주 경험자의 51.1%가 위험음주 및 알코올 사용장애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민 인식상 알코올의 정책 우선순위는 15.9%로 3위에 머물렀다. 일상화된 음주 문화가 알코올 문제의 위험성을 낮게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지표에서도 고위험음주율은 전국 단위 건강지표 중 하나로 관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주요지표에는 현재흡연율, 고위험음주율, 걷기실천율, 비만율, 우울감 경험률 등이 포함돼 있으며, 고위험음주는 지역사회 건강관리의 주요 관찰 지표로 제시되고 있다.청년층은 스마트폰·음주 위험 함께 노출이번 조사에서는 청년층의 중독 위험도도 확인됐다. 첫 음주 시작 나이는 만 19~24세가 76.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청년층의 스마트폰 4시간 이상 사용률도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위험도는 ‘알코올(51.1%)’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시민들은 ‘약물(42.7%)’을 서울시의 우선 대응 분야로 더 높게 인식하고 있다 (뉴스 =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스마트폰 사용은 일상생활과 학업, 업무, 사회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단순 사용시간만으로 중독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장시간 사용과 수면, 정서, 대인관계, 학업·직장 생활의 어려움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중독 문제는 유형별로 분리돼 나타나기보다 외로움, 우울, 불안, 수면 문제, 사회적 고립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도 외로움은 고위험 음주와 독립적으로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노년층에서 외로움과 고위험 음주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시됐다.기관은 알아도 이용은 적어…서비스 접근의 5중 장벽서울시내 중독 도움기관에 대한 시민 인지율은 69.3%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은 8.6%에 그쳤다. 기관을 알고 있어도 실제 상담이나 치료, 지원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는 단절이 확인된 것이다.서비스 미이용 사유를 보면 실제 고위험군일수록 문제 자각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문제도박군과 알코올 사용장애군 등 고위험군에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알고 있는 기관이 없거나,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거나, 낙인과 비밀 노출을 우려하거나, 시간·거리·비용 부담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는 장벽도 확인됐다.시민들이 원하는 서비스 조건은 비교적 분명했다. 비용 부담 없음 22.7%, 가까운 이용 장소 22.6%, 익명성 보장 19.6% 등 세 조건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중독 문제가 있는 시민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료·근접·익명’ 조건이 중요하다는 의미다.현재 국내 중독관리체계는 지역사회 중심의 조기발견, 상담, 치료·재활, 사회복귀 지원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지역사회 내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중독 문제가 있는 사람과 가족, 주민을 대상으로 상담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권역별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등 중독 문제에 대한 예방과 상담, 재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단속보다 연결…중독 대응 정책의 방향 전환이번 조사 결과는 중독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자기통제 부족이나 범죄 대응 차원에서만 다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외로움 고위험군에서 약물 경험과 알코올 사용장애 위험이 높게 나타난 만큼, 중독 대응은 정신건강, 사회적 고립, 지역사회 연결망과 함께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중독서비스 도움기관을 알고 있는 시민은 69.3%지만, 실제 이용 경험은 8.6%에 그쳐 약 60.7%p의 큰 격차가 나타났다 (뉴스 =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서울센터 이기연 센터장은 “이번 조사는 서울시민 중 약 80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위험군이 중독과 정신건강 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실증적 경고”라며 “서울시 중독 정책을 하나의 통합된 사회적 연결성 회복정책으로 재설계하고, 3차 서울시 정신건강 종합계획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실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서울센터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서울시 중독 현황에 대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독 유형별 예방·홍보와 개입 전략을 차별화하고, 지역사회 협력체계와 서비스 연계체계를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조사 결과는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중독대응 포럼에서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과 공유될 예정이다.중독 문제에 대한 시민 인식과 실제 위험도 사이의 격차, 높은 기관 인지율과 낮은 서비스 이용률,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위험군의 취약성이 동시에 확인된 만큼, 향후 서울시 중독 정책은 조기 발견과 상담 접근성, 지역 기반 연결 서비스가 주요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진 기자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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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재가요양의 오랜 동반자,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
[요양뉴스=전형수 기자]마포구 연남로에 위치한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는 2011년 개원 이후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역 어르신들의 곁을 지켜온 재가방문요양기관이다. 이정배 센터장은 오랜 세월 마포구 재가요양 현장을 책임져 온 인물로, 지역 재가센터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 이정배센터장(사진 = 요양뉴스)긴 시간 동안 센터 운영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아이케어서비스’라는 이름이었다. 그러나 개원 2년 만에 프랜차이즈 본사가 사업을 접게 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상당수 지점들이 문을 닫는 상황이었지만, 이정배 센터장은 한 번 인연을 맺은 어르신들과 보호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뜻을 같이한 일부 지점들과 함께 이름을 ’하이케어서비스’로 바꾸고, 본사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현장 운영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더욱 힘을 쏟았다.그 결과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는 2016년, 2019년, 2023년 연속으로 최우수기관에 선정되며 지역 내 우수 재가요양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우수전자관리시스템기관으로도 선정되며 행정과 돌봄 서비스의 체계화에도 앞서갔다. 단순히 어르신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요양보호사의 역량 강화와 스마트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 온 결과다.연속 최우수평가를 받은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케어센터(사진 = 요양뉴스)위기 속에서도 지켜낸 현장과 신뢰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가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운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정배 센터장의 분명한 경영 철학이 있다. 이 센터장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오래 운영할 수 있었던 철칙”이라고 말한다. 감당할 수 없는 부분까지 욕심을 내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르신도, 요양보호사도, 센터도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는 요양보호야말로 욕심을 내서는 안 되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더 많은 어르신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무리한 운영은 결국 어르신에게도, 보호자에게도, 요양보호사에게도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가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균형감 있는 운영 원칙에 있다.특히 이 센터의 강점은 꾸준한 요양보호사 교육과 세심한 인력 관리에서 드러난다. 월례회의 의무가 사라진 이후에도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는 매월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교육 방식에서도 요양보호사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근무 시간이 각기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을 3개 파트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무리하지 않는 운영, 오래가는 돌봄의 원칙요양보호사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분기별 우수사원을 선정해 센터장이 직접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격려는 현장의 돌봄 품질로 이어지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작은 인정과 보상은 요양보호사들이 더 책임감 있게, 더 정성스럽게 어르신을 돌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실제로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 소속 요양보호사들은 마포구 우수사원 표창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오랜 기간 함께한 요양보호사들 가운데 상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현장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다.더욱 눈에 띄는 것은 장기근속 문화다. 요양보호 업무는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는 15년 가까이 한 센터에서 근무를 이어온 요양보호사들이 있다. 이는 단순한 근속 기록을 넘어 센터와 요양보호사, 어르신과 보호자 사이에 쌓인 신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요양보호사를 존중하는 교육과 인력 관리이정배 센터장은 현 시점에서 요양보호사 교육에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장기요양보호 규정에 대한 이해를 꼽는다. 현장에서는 규정을 잘 알지 못해 의도치 않게 위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로 인해 환수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기관들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만이 아니라, 장기요양 제도의 기준과 규정을 정확히 아는 것이 현장 종사자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는 요양보호사 양성과정과 보수교육에서도 장기요양보호 규정을 보다 자세히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양보호사가 규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보호자에게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고,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 현장에서 규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어르신과 보호자, 요양보호사와 센터를 함께 지키는 기준이 된다.이 센터장이 바라보는 요양보호는 어느 한쪽의 희생만으로 유지되는 일이 아니다. 그는 “요양보호는 어르신, 보호자, 요양보호사, 센터, 장기요양보험공단이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양보호사만 희생해서도 안 되고, 센터만 감내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좋은 돌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제도 이해와 책임감이 만드는 좋은 돌봄좋은 요양보호사에 대한 기준도 분명하다. 이정배 센터장은 좋은 요양보호사는 이기심을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어르신을 단순히 업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으로 존중하고, 보호자와 센터, 제도 안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결국 돌봄의 품질은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서 결정된다.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가 오랜 시간 지역에서 신뢰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한 구호가 아니라 꾸준한 실천에 있다. 위기 속에서도 어르신과의 인연을 지키려 했던 책임감, 요양보호사를 존중하는 운영 방식, 매월 이어지는 교육과 격려,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정직한 운영 원칙이 오늘의 센터를 만들었다.마포구 재가요양 현장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하이케어서비스 마포실버복지센터. 이곳의 진짜 힘은 최우수기관이라는 평가보다, 사람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마음과 현장을 지켜온 시간 속에 있다.신뢰받는 돌봄을 만들어 가는 센타장과 사회복지사 (사진 = 요양뉴스)
전형수 기자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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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9천 명 돌봄 공백, 외국인 유학생 505명으로 해결할 수 있나
[요양뉴스=박영환 박영환행정사사무소 대표행정사]정부가 올해 3월부터 운영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에 현재 21개 대학, 50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정부가 전망한 2027년 요양보호사 부족 인원은 약 7만9000명이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질문은 단순해진다. 외국인 유학생 505명으로 7만9000명의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있는가.답은 분명하다. 505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무용하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505명은 부족 인원을 채우는 완성된 해법이 아니라, 대학을 기반으로 외국인 돌봄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에 정착시키는 모델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첫 표본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수를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가 아니라, 이들이 제대로 교육받고 자격을 취득해 현장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박영환 행정사는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운영자문위원, 호서대 외국인지역상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학고 있다. (사진 = 요양뉴스)최근 일부 유학생이 요양보호사 과정을 간호사 양성과정으로 잘못 알고 입학했거나, 과도한 유학원 수수료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가 7월부터 9월까지 재학생 전원을 조사하고, 모집 단계에서 표준 가이드북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안내책자 한 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학생 모집은 교육의 바깥 업무가 아니라 교육과정의 출발점이다. 대학이 해외 모집을 유학원이나 소개업체에 맡겼다는 이유로 허위·과장 안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대학의 책임은 표준입학허가서를 발급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입학 전부터 요양보호사의 실제 업무, 등록금과 기숙사비, 자격시험, 예상 임금, 교대근무, 취업 가능 시설, 체류자격 유지 조건을 학생의 모국어로 설명해야 한다. 대학이 직접 화상면접을 실시하고 직무 이해 여부와 학업·취업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해외 모집업체의 명단과 학생이 부담하는 수수료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요양보호 업무는 단순한 인력 투입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치매 노인과의 의사소통, 식사·이동·목욕·배설 지원, 건강상태 변화 관찰, 기록 작성, 응급상황 대응, 노인 인권과 학대 예방까지 요구되는 전문적인 돌봄 노동이다.일반적인 한국어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은 생활 한국어를 넘어 돌봄 현장 한국어, 치매 대응, 윤리와 인권, 감염관리, 응급대처를 결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자격시험 합격률뿐만 아니라 실제 직무수행 능력까지 검증해야 한다.또한 학생을 모집하기 전에 취업 기반부터 확보해야 한다. 대학별 모집 정원은 해당 지역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실제 채용 수요와 연계돼야 한다. 대학·지방자치단체·요양시설이 공동으로 채용 수요를 조사하고, 입학 단계에서 실습기관과 예상 취업처를 공개해야 한다. 현장실습은 값싼 노동력 활용이 아니라 교육과정으로 관리돼야 하며, 실습지도자 배치와 안전관리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RISE 체계 역시 이 사업을 단순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사업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지역의 돌봄 수요 조사, 대학의 교육, 요양시설의 채용, 지방자치단체의 주거·생활 지원, 출입국 당국의 체류 관리가 하나의 체계로 연결돼야 한다.사업 성과도 입학생 수가 아니라 자격시험 합격률, 취업률, 1년·3년 근속률, 임금 수준, 중도이탈률, 노동권 침해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 성과가 낮거나 모집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확인된 대학에는 정원 감축이나 지정 취소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무엇보다 외국인 유학생을 내국인이 기피하는 저임금 일자리의 대체 인력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낮은 임금, 높은 노동강도, 야간·교대근무, 감정노동과 불안정한 근로시간을 그대로 둔다면 외국인 역시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외국인력 도입은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 경력·승급체계 마련, 안정적인 근로시간 보장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부당한 대우나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때 근무처를 변경할 수 있는 권리와 상담·구제체계도 갖춰야 한다.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은 돌봄 인력 부족 문제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다. 국내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 구직 체류자, 결혼이민자, 재외동포 등 이미 국내 생활 기반을 갖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직무전환 과정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내국인 요양보호사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임금과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인력 공급 경로를 다변화하지 않고 해외 유학생 모집에만 의존하면 제도는 지속되기 어렵다.결국 물어야 할 것은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가 될 수 있는가’가 아니다. 대학과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보호하면서 이들을 지역사회에 필요한 돌봄 전문인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가이다.505명은 7만9000명의 공백을 메우는 숫자가 아니라 제도의 방향을 검증하는 숫자다. 양적 확대를 서두르면 또 하나의 유학생 모집사업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모집·교육·자격·취업·체류·정착을 하나의 책임체계로 설계한다면, 대학은 초고령사회의 돌봄 위기와 지역소멸 문제를 동시에 풀어가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박지성 기자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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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시설탐방기] ⑧ 강남드림 재가센터, “돌봄은 저희 가문의 가업이죠”
[요양뉴스=박지성 기자]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단지와 생활시설이 가까운 이곳에 자리한 강남드림 재가센터는 2023년 3월 문을 연 재가방문요양기관이다. 겉으로는 일반적인 동네 재가센터처럼 보이지만, 이곳의 운영 방식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친정어머니를 돌보며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 이종달 센터장과, 어머니의 소명의식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사로 합류한 아들 봉하철 씨가 함께 센터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2대째 돌봄을 가업으로 이어가고 있는 이종달 센터장과 봉하철 복지사 (사진 = 요양뉴스)이종달 센터장은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요양보호사 1세대로 돌봄 현장에 들어섰다. 가족요양이 끝난 뒤에도 13년간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며 재가돌봄의 실제를 경험했다. 당시 시급 6000원 수준의 처우 속에서도 돌봄 일을 이어왔고, 2023년 직접 센터를 열었다. 현재는 지역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어르신 돌봄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더불어 봉하철 복지사는 어머니가 가진 소명의식을 가까이에서 보며 센터 운영에 합류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재가돌봄 현장에 들어온 뒤에는 행정과 상담, 현장 지원을 함께 맡고 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업무도 적지 않지만, 그는 어머니가 이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자신이 이 일을 계속하는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했다.강남드림 재가센터는 “돌봄은 우리의 가업”이라고 말한다. 가족을 돌보며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됐고, 이제는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지역 어르신의 삶을 지탱하는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내 집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이 센터장이 재가센터를 개원한 이유는 명확했다. 어르신들이 마지막까지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은 시설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집이고 그 어르신들의 마지막 바람을 들어드리고 싶기 때문이다.이 센터장은 재가돌봄을 선택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누운 자리, 내 집에서 죽고 싶다는 욕구”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시설에 입소한 뒤 상태가 나빠지거나 적응하지 못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어떤 어르신들은 집으로 돌아온 지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조차 어르신에게는 의미가 있다. 낯선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자신이 익숙한 공간에서, 가족의 기척이 있는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것이 어르신들에게는 더 편안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어르신들의 마지막 바람에 대한 이해는 센터 운영의 방향으로 이어졌다. 강남드림 재가센터는 어르신의 요구가 있는 곳이라면 시간과 공간을 따지지 않고 찾아가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차량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것도 센터의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돌봄을 가업으로 이어가고 있는 봉하철 복지사 (사진 = 요양뉴스)어려운 어르신일수록 더 필요한 전문 돌봄재가방문요양 현장에서는 어르신의 상태와 가족 상황에 따라 서비스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치매 증상이 심하거나, 언어적 공격이 있으면 요양보호사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보호자는 돌봄 부담으로 공황장애를 겪기도 하고, 요양보호사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이 센터장은 이러한 사례일수록 가족만의 힘으로 감당하기보다, 전문적인 요양보호사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족은 정서적으로 가까운 만큼 더 지치기 쉽고, 반복되는 갈등 속에서 객관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 센터장은 돌봄의 기준은 현장의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든 센터장이든 돌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성, 배려, 공감이라는 설명이다.그래서 강남드림 재가센터는 어르신의 난이도와 돌봄 강도를 고려해 요양보호사 시급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서 개원 당시부터 타 기관보다 높은 시급을 지급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에 대한 높은 시급은 ‘전문적인 돌보 보호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어르신에게도 최상의 서비스가 돌아간다는 믿음 때문이다.이 센터장은 좋은 보호사를 찾는 기준도 현장 대응력에서 본다. 치매 어르신이 서비스를 거부하거나 보호자의 요구가 과도할 때,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명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문요양은 어르신의 집 안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인 만큼, 같은 말도 어떤 표현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보호자와 어르신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이 센터장은 명절 선물처럼 일회성으로 생색을 내는 것보다, 실제 급여를 더 주는 것이 요양보호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다.1세대 요양보호사로 시작해 13년째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이종달 센터장 (사진 = 요양뉴스)돌봄이 “직업”이 되고 “센터”가 직장이 되게 하겠다이 센터장과 봉 복지사가 공통적으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이다. 그는 재가돌봄 정책의 가장 근본적인 과제가 요양보호사의 처우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가 스스로의 일을 가사도우미가 아니라 전문적인 돌봄 노동으로 인식하고, 회사에 소속된 직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설들이 더욱 많아지게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비전이다.재가돌봄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르신의 상태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보호자와 요양보호사 사이의 요구를 조율해야 하며,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강남드림 재가센터에서 봉하철 씨가 맡은 역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행정 업무뿐 아니라 보호자 상담, 요양보호사와의 소통, 현장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그럼에도 그는 “센터가 없다면 실제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이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의 보람은 어르신과 보호자의 반응에서 온다. 작은 도움에도 고마움을 전하는 어르신, 보호자의 감사 인사, 돌봄 이후 조금씩 안정되는 가정의 모습을 보며 이 일이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봉 씨는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현장에서 자주 떠올린다고 했다.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다른 어르신들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지만, 먼 훗날 본인과 부모님의 노후를 생각할 때 지금의 경험과 노력이 언젠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결국 돌봄은 누군가에게만 필요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언젠가 마주하게 될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어머니의 선행에서 배운 돌봄의 철학강남드림 재가센터의 운영 철학은 이 센터장의 가족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선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생각을 어머니의 삶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돌봄을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일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이다.이 센터장이 강조한 것은 더 많이 가져서 부자가 되는 방식이 아니었다. 함께 일하는 요양보호사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어르신이 익숙한 집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으며, 보호자가 돌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강남드림 재가센터의 사례는 재가돌봄이 단순한 방문 서비스가 아니라, 한 가족의 경험과 신념이 지역의 돌봄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친정어머니 돌봄에서 시작된 이종달 센터장의 경험, 그 소명의식을 돕기 위해 합류한 봉하철 복지사, 그리고 지역 어르신을 향한 현장의 실천이 함께 쌓여 강남드림 재가센터의 운영 기준이 되고 있다.고령사회에서 재가돌봄은 더 많은 어르신이 선택하게 될 서비스다. 앞으로의 과제는 방문 횟수나 서비스 시간만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르신의 상태에 맞는 보호사를 연결하고, 보호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돌봄 부담을 나누며, 요양보호사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재가서비스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박지성 기자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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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비 지원 요양병원 500곳 지정 추진…부담 완화 기대 속 현장 우려도 커져
[요양뉴스=전형수 기자]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간병비 지원 대상이 될 ‘의료중심 요양병원’ 약 500곳을 올해 말 일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요양병원 현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령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는 공감이 크지만, 실제 제도 설계에 따라 병원 간 환자 쏠림, 간병인력 수급, 미지정 병원 경영난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우려도 나온다.요양병원은 간병과 돌봄의 중간 영역을 오랫동안 담당하고 있었다. (사진=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간병비 부담 완화 필요성은 크지만, 효과 따져봐야이번 논의의 핵심은 의료 역량을 갖춘 요양병원을 선별해 간병비 지원을 적용하는 데 있다. 요양병원 간병비는 그동안 환자와 보호자가 사실상 직접 부담해 온 대표적인 비용 중 하나다. 장기 입원이 필요한 고령 환자 가족에게 간병비 부담은 치료비 못지않은 현실적인 문제로 꼽혀 왔다.다만 현장에서는 간병비 지원이 실제 보호자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부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현재도 공동간병 형태에서는 환자 1인당 월 간병비가 약 60만 원 수준인 경우가 있다며, 간병비 급여화 이후 본인부담금이 이와 비슷하다면 실질적인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월 260만~300만 원 수준의 간병비는 주로 1대1 간병 사례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지원 병원 쏠림과 미지정 병원 공동화 우려의료중심 요양병원 500곳 지정이 병원 간 이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간병비 지원 병원으로 지정된 곳에는 보호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지정되지 않은 요양병원은 환자 이탈과 경영 악화를 겪을 수 있다.특히 지역 내 요양병원이 제한적인 지방에서는 지정 여부가 환자 선택권과 병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유창훈 횡성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장이 중증요양상태 2등급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정책 브리핑)간병인력 확보와 선정 기준 놓고 현장 우려 팽배간병인력 수급도 핵심 과제다. 간병비를 지원하더라도 실제 병동에서 일할 간병인이 부족하면 제도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에서 3교대 간병 체계를 도입할 경우 현재보다 더 많은 간병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현장에서는 지금도 간병인 구인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병원으로 인력이 쏠리면, 미지정 병원의 인력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도 있다. 현재 거론되는 기준 중 하나인 적정성평가를 두고 현장에서는 신뢰성과 적합성 문제가 제기된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이라면 중증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이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중증 환자가 많은 병원은 평가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일부 관계자들은 적정성평가 자료가 병원의 실제 중증도 감당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요양병원이 맡아온 ‘의료와 간병의 중간 영역’요양병원의 현재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양병원은 치매, 고관절 골절, 와상 상태, 식사 보조가 필요한 고령 환자 등 가족이 집에서 직접 돌보기 어려운 환자를 상당 부분 맡고 있다. 재가돌봄이나 요양시설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와 간병의 중간 영역을 요양병원이 담당해 온 셈이다.업계 일각에서는 낮은 수가와 경영난으로 이미 요양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별 지정 방식이 지나치게 급하게 추진될 경우 요양병원 체계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의료중심 요양병원 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병원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병원 단위 지정 넘어 환자 상태 반영 필요특히 현장에서는 병원 단위 지정 방식이 실제 환자의 의료필요도와 간병필요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요양병원 안에서도 환자 상태와 간병 필요도는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의료 역량이 높은 병원을 선별하는 것과 실제 지원이 필요한 환자를 판정하는 문제는 별도로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고령 환자 가족의 간병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정책 필요성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다만 이번 의료중심 요양병원 지정 논의와 관련해 현장에서는 간병비 절감 효과, 간병인력 확보 가능성, 선정 기준의 적정성, 미지정 병원에 대한 대책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요양병원이 중증 고령 환자와 가족 돌봄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해 온 현실을 고려하면, 향후 구체적인 지정 기준과 지원 방식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환자 중증도, 지역별 병원 분포, 간병인력 수급 상황 등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추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형수 기자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