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 거면 그만두라”…여전한 요양보호사 고용불안
[요양뉴스=김혜진 기자]무릎 수술을 앞둔 요양보호사가 10일간 휴가를 요청했다가 근무지로부터 사직을 요구받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장기요양 현장에서 병가와 연차, 대체인력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요양보호협회에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한 요양보호사 A씨는 근무 11개월 차에 무릎 수술을 위해 약 10일간 휴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센터 측으로부터 “그럴 경우 사직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아직 해당 사안의 구체적인 근로계약 내용, 취업규칙, 연차 사용 가능 여부, 센터 측 입장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민원은 장기요양 현장에서 종사자의 질병·수술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충분히 정리돼 있지 않다는 문제를 보여준다.요양보호사가 수술 휴가를 요청했다가 사직을 요구받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사진 = 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병가는 법정휴가 아니지만, 연차 사용과 해고 문제는 별개현행 노동관계법상 개인 질병이나 부상에 따른 병가는 근로기준법에 별도로 규정된 법정휴가가 아니다. 따라서 병가 부여 여부와 유급·무급 처리 방식은 사업장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하지만 병가가 법정휴가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사직을 요구하거나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해고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며, 예고하지 않을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특히 1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에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한다. 근무 11개월 차라면 실제 출근율과 개근 여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연차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우선 연차 사용 가능 여부, 무급휴가 처리 가능성, 대체인력 배치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돌봄 공백 우려가 종사자 권리 침해로 이어져선 안 돼장기요양기관 입장에서도 어려움은 있다. 방문요양이나 시설 돌봄은 서비스 공백이 곧바로 수급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센터일수록 요양보호사 한 명의 장기 부재가 곧 대체인력 확보 부담으로 연결된다.그러나 이러한 운영상의 어려움이 종사자에게 일방적인 사직 압박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 요양보호사 역시 근로자로서 연차 사용, 질병 치료, 고용 안정에 관한 기본 권리를 가진다. 수술이나 치료처럼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기관이 곧바로 퇴사를 요구하는 관행이 있다면, 이는 장기요양 현장의 고용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문제는 개별 기관의 태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장기요양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난과 낮은 수가, 촘촘하지 못한 대체인력 지원체계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종사자가 아파도 쉬기 어렵고, 기관은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결국 종사자는 치료와 생계를 두고 선택을 강요받고, 기관은 돌봄 공백을 막기 위해 무리한 결정을 하게 된다.병가·대체인력 기준 마련 필요이번 민원은 장기요양기관에서 병가와 연차, 무급휴가, 대체인력 운영에 대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종사자의 질병이나 수술이 발생했을 때 기관이 어떤 절차로 휴가 사용 여부를 검토하고, 대체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며, 수급자 보호자에게는 어떻게 안내할 것인지에 대한 현장 매뉴얼이 필요하다.또한 장기요양기관의 대체인력 확보를 개별 센터의 책임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 인력풀이나 긴급 대체인력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돌봄 공백을 막는 일과 종사자의 치료권·휴식권을 보장하는 일은 서로 충돌하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설계돼야 할 과제다.요양보호사의 질병·수술에 따른 휴가와 고용관계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연차 사용 가능 여부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병가는 법정휴가가 아니지만, 1년 미만 근로자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는 점은 관련 법령에 규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민원에 대해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휴가 신청 및 사직 요구 과정 등을 확인한 뒤 노동관계기관 상담이나 구제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