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시는 어르신이 평소엔 말씀도 없으시고
제가 말 걸어도 단답형으로만 대답하시는 아주 엄한 분이시거든요.
오늘도 조용히 식사 챙겨드리고 정리하려는데,
어르신이 슬쩍 제 소매를 당기시더니 주머니에서 뭘 하나 꺼내 주시더라고요.
보니까 손주들이 먹다 남긴 것 같은 알록달록한 캐릭터 스티커인 거예요.
어르신이 아주 진지한 얼굴로 "선생님은 일 잘하니까 상이다" 하시는데,
그 근엄한 표정으로 스티커를 주시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우신지 저도 모르게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대단한 선물보다 이런 엉뚱하고 소소한 표현 하나가 우리 마음을 녹이잖아요.
"아유 어르신, 저 이거 핸드폰 뒤에 꼭 붙일게요!" 했더니
그제야 쑥스럽게 허허 웃으시는데, 그 웃음 한 번에 오전 내내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