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요양의 종말 ⑤] 닫힌 문 뒤의 고립... 성희롱과 폭언에 무방비한 ‘홀로 돌봄’
[요양뉴스=박지성 기자]“어르신 댁에 들어가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면 가끔 숨이 턱 막힙니다. 오늘 안에는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가 엄습할 때가 있죠.” 3년 전 돌봄을 제공하다 성추행 위협을 겪었던 방문요양보호사 A씨(59)의 고백은 방문요양 현장이 단순한 노동의 장을 넘어 때로는 '위험 지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현재, 돌봄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방문요양보호사들은 폐쇄적인 가정 환경 속에서 성희롱, 폭언, 그리고 신체적 위협이라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CCTV 없는 사각지대’... 도움 요청할 곳 없는 1:1 노동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동료나 관리자가 상주하며 위급 상황 시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하지만, 그 서비스의 특성 상 방문요양보호사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치매 어르신의 갑작스러운 폭력성이나 보호자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성희롱적 발언이 발생해도 이를 증명하거나 즉시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특히 2026년 들어 정부가 ‘피해 요양보호사 유급휴가비 지원’을 확대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순간 해당 가구와의 서비스가 중단되어 실직(방문요양의 종말 ①편 내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생계를 위해 참고 견디는 쪽을 선택하기 때문이다."그냥 참으세요" 센터의 방임과 보호 체계의 부재기관의 소극적인 대응도 문제를 키운다. 일부 방문요양센터는 수급자 이탈을 우려해 요양보호사에게 “어르신이 몸이 불편해서 그러니 이해해라”, “좋게 좋게 넘어가자”며 인내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는 요양보호사가 겪는 정신적 외상을 심화시키고, 결국 심각한 번아웃과 현장 이탈로 이어진다.요양보호사 H씨는 “성희롱을 당해 센터에 보고했지만, 오히려 ‘어르신이 외로워서 그러시는 건데 좀 맞춰드리지 그랬냐’는 답변을 들었다”며 “국가가 보증하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고 울먹였다.인권 보호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과 ‘2인 1조’ 실질화방문요양보호사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시혜적인 조치가 아닌, 국가 돌봄 시스템의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다.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의 실질적 변화를 제안한다. 첫째, 위험 징후가 감지되는 가구에 대해서는 ‘2인 1조’ 방문 체계를 의무화하고 이에 따른 수가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예컨대, 성추행 혹은 성희롱 이력이 발견된 대상자의 집의 경우 이를 시스템 상 공유하고 2차 피해를 방비할 수 있도록 2인 돌봄 체계를 구축하게 하여 성희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전적/사후적 대안을 수립하자는 것이다.둘째, 위급 상황 시 즉시 센터와 경찰에 알림이 전송되는 ‘스마트 웨어러블 비상벨’ 보급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의적 부당 행위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수급자에 대해서는 ‘서비스 이용권 영구 박탈’ 등 강력한 페널티를 적용해 돌봄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 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결언: 희생과 정성이라는 이름 뒤의 착취총 5부에 걸친 방문요양의 종말 기획기사를 살펴본 방문요양보호사의 현실은 '희생'과 '정성'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불안'과 '착취'의 연속이었다. 2026년, 초고령사회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이제 방문요양보호사를 소모품이 아닌 돌봄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전문 인력'으로 대우해야 한다. 이들의 고용이 안정되고, 경력이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돌봄은 완성될 수 있다.
박지성 기자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