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방문한 댁 어르신은 입맛이 없으시다며 종일 물만 드셨다기에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기운 차리게 해드리고 싶어서 어르신이 제일 좋아하시는 스타일로 정성껏 죽을 끓여 드렸거든요.
한술 뜨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숟가락을 놓으시더니,
"박 선생님도 이리 와서 같이 먹자. 혼자 먹으니 맛이 없다"며 제 몫으로 그릇을 하나 더 꺼내오라고 손짓을 하시더라고요.
원래 원칙은 어르신 댁 음식을 같이 먹으면 안 되지만, 오늘만큼은 거절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어르신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직접 담그신 김치 한 조각을 제 그릇에 얹어주시는데, 그게 뭐라고 목이 메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대접받는 게 참 오랜만이라 그랬나 봅니다.
선생님들도 일하다 보면 몸은 고되지만, 어르신이 마음 써주시는 이런 순간들 때문에
"아, 그래도 내가 헛살진 않았구나" 싶을 때가 있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