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타임 어르신 댁에 새로 온 보호자분이 저를 부를 때 자꾸 "저기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쁜 의도가 없다는 건 알지만!!
그럴 때마다 제가 전문 인력이 아니라 그냥 잠깐 들른 심부름꾼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쩍쩍 갈라지는 기분이 듭니다.
허리 숙여 방 닦고 기저귀 갈아드리는 일이 더 고되게 느껴지는 건 아마 그런 시선 때문이겠죠.
그런데 오후에 다른 댁으로 옮겨갔더니,
그 집 어르신은 제가 문 열자마자 "아이고, 우리 박 선생님 오셨네!" 하며 반겨주시는 거예요.
"박 선생님 아니면 내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어"라며 제 손을 꼭 잡아주시는데,
오전에 서운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더라고요.
참 희한하죠? "박 선생님"이라는 그 세 글자가 뭐라고, 무거웠던 가방이 가벼워지고 욱신거리던 무릎에 다시 힘이 들어갑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일상을 지탱하는 전문가이고,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한 사람들인가 봅니다.
선생님들도 오늘 하루 "저기요"라는 말에 상처받진 않으셨나요?
그 말에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우리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간절히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존경받아 마땅한 일을 해내신 선생님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