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현관문을 열자마자 달려온 딸아이가 "엄마, 오늘도 그 냄새 나!" 하며 코를 찡긋합니다.
우리 일 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죠? 옷깃마다, 머리카락 사이마다 배어있는 그 특유의 파스 냄새며 소독약 냄새요.
처음엔 그 말이 참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땀 흘리고 왔는데' 싶어서요.
그런데 욕실에 들어가 뜨거운 물로 몸을 씻어내다 보면,
물줄기를 타고 씻겨 내려가는 게 단순히 냄새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종일 긴장했던 마음,
어르신께 쏟았던 에너지,
그리고 남몰래 삼켰던 한숨들까지 같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거든요.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가족들이랑 마주 앉으면, 그제야 무거웠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