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김혜진 기자] 누구나 집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자택임종 문화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내년 통합돌봄의 시행을 앞두고, 의료·요양·돌봄·복지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국내형 돌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국회입법조사처는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를 위한 자택임종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고 존엄한 죽음을 실현하기 위해 ‘자택임종’을 지원하고, 무엇보다 죽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장기요양 수급자 중 돌봄수급노인의 67.5%는 임종 장소로 ‘자택’을 희망했으나 실제 자택임종은 14.7%에 불과했고, 의료기관에서의 임종은 72.9%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확인된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전체 사망자 수 대비 주택 내 사망자 수 비율은 15.5~16.5%에 불과하나, 의료기관에서의 사망자 수 비율은 74.8~75.6%에 이르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현 의료기관 중심 임종에 대해 의료비와 간병비의 과중한 부담 외에도 환자의 정서적 불안, 병상 부족 문제, 의료재정 등의 측면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고비용의 임종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 진전으로 의료 수요가 높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의료비의 절반 이상이 사망 전 6개월 이내에 집중되고 그중 약 90%가 병원 입원비로 사용되는 등 생애말기 의료비가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죽음에 대한 언급을 기피하는 문화 △임종돌봄 인프라 부족 △사망 확인부터 장례 절차까지의 제도적 불이익 등이 국내 자택임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들여다보면, 영국과 일본의 경우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자택임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택임종 지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영국과 일본은 공통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임종 임박 환자의 선호를 보장하고 있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생애말기돌봄 전략’을 발표하고 ‘좋은 죽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며, ‘다잉 매터스(Dying Matters)’나 ‘Find Your 1%’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죽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전환했다. 또한 임종 임박 환자를 조기에 파악하여 환자의 선호를 의료 및 돌봄 체계 전반에 공유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함으로써 자택임종을 지원했다.
일본은 생애말기 임종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재택의료 및 개호자원을 확충하면서 제도적 지원을 통해 병원 중심 임종을 가정과 지역사회 기반으로 전환했다. 생애말기 환자의 선호와 욕구를 존중하기 위해 사전돌봄계획을 현장에 보급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고, 방문진료 간호 체계, 개호보험제도, 재택요양지원진료소 등을 연계해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회입법처는 보고서를 통해 자택임종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논의 활성화와 임종돌봄 인프라의 제도적 확충으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자택임종을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면 죽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자택임종 사례 공유, 사전돌봄계획 보급, 인식 개선 캠페인 등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임종돌봄 인프라를 제도적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의료, 요양, 돌봄 복지를 연계한 ‘한국형 연속적 돌봄 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 보완, 가정 내 의료환경 수준 제고, 가족의 부담 경감,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 현행 인프라 활용 및 임종돌봄 수가 마련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는 이미 다사(多死)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며 "‘웰다잉’과 관련해 현행 돌봄 체계 전반과 보건의료제도, 주거 구조, 사후관리 절차 등까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임종은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인 돌봄과 의료서비스가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의 일부이므로, 자택임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전반에서의 연계와 지원방안을 함께 검토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