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김민진 기자] 빈소를 차리고 3일간 조문객을 맞이하는 전통적인 장례식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별도의 빈소 마련 없이 염습 후 바로 화장장으로 향하는 ‘무빈소 장례’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유행하며 장례 문화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1인 가구의 급증과 실용주의적 가치관의 확산, 그리고 고물가 시대의 경제적 부담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의 직소 업체 타모노야의 실제 장례식 사진 (사진=타모노야)최근 장례 현장에서는 조문객을 받지 않는 대신 가족끼리만 조용히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조쿠소(直葬, 바로 화장하는 방식)’ 열풍이 한국으로 건너오며 무빈소 장례라는 이름으로 정착 중인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장례 비용의 절반 이하로 절감이 가능하다는 경제적 이점과 더불어, 허례허식을 줄이고 고인에게만 집중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1인 가구와 고독사의 증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간소화
무빈소 장례가 확산되는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다. 자녀가 없거나 연락이 끊긴 독거 노인이 증가하면서, 빈소를 지킬 상주나 찾아올 조문객이 없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전체 장례의 약 30% 이상이 무빈소 형태로 치러지고 있으며, 한국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무빈소 장례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장례를 '사회적 과시'의 수단이 아닌 '개인적인 작별'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시니어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
장례 산업의 변화... ‘스몰 장례’ 특화 서비스 등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장례 업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대형 장례식장 위주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무빈소 장례 고객을 위한 전용 추모실이나 가족 단위의 소규모 영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성묘나 디지털 영정 사진 등 IT 기술을 접목하여 빈소가 없어도 고인을 충분히 기릴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장례 비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한다.
‘웰다잉(Well-Dying)’의 완성... 제도적 뒷받침 과제
무빈소 장례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웰다잉’ 문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형식의 파괴’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며,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장례 절차 지원에 대한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미래의 장례 문화는 형식보다 진심 어린 추모의 본질을 지키되,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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