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가순필 기자] “어르신이 침대에서 내려오시다 중심을 잃으시면 제 몸부터 던지게 돼요. 그러다 보면 무릎이며 허리며 성한 곳이 없죠. 하지만 제가 아프다고 하면 어르신 돌봄이 끊길까 봐 파스 한 장 붙이고 다시 현장으로 나갑니다.” 8년 차 방문 요양보호사 김 모 씨(61)의 말이다. 2026년 현재, 방문 요양보호사들은 고령화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인력이지만, 정작 이들의 신체적 안전과 노동 환경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을 돌보는 인원이다. 그런데 이들 역시 노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앓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림=요양뉴스)근골격계 질환의 늪... ‘나홀로 돌봄’이 키운 위험
방문요양은 시설 돌봄과 달리 요양보호사 한 명이 어르신의 모든 신체 활동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체중이 무거운 어르신을 일으켜 세우거나 목욕을 돕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요양보호사들이 겪는 가장 흔한 직업병이다.
실제로 관련 통계에 따르면 방문 요양보호사의 약 80% 이상이 만성적인 허리나 손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1인 근무 체제의 특성상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고, 경미한 부상은 산재 신청조차 포기한 채 개인의 인내로 버티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결국 숙련된 인력들이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고질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대, 방문 돌봄 현장은 예외인가
2026년 들어 경영책임자의 안전 관리 책임이 강화되었지만, 방문요양 기관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어르신의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이 근무지가 되다 보니, 기관 차원에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완벽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단순한 안전 수칙 전달을 넘어, 물리적인 보조 도구의 보급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요양보호사의 근력을 보조해 주는 소형 웨어러블 기기나, 이동을 돕는 슬라이딩 시트 등 현장 맞춤형 안전 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즉시 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안전 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망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돌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안전 데이터’
전문가들은 요양보호사의 안전이 곧 어르신 돌봄의 질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요양보호사가 건강해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다.
노동 환경 전문가 E씨는 "방문요양 현장의 사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위험도가 높은 가구에는 추가 인력을 배치하거나 보조 기구를 우선 지원하는 방식의 '데이터 기반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며, "요양보호사를 소모적인 인력으로 보지 않고 돌봄 시스템의 핵심 파트너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중대재해처벌법이 지향하는 안전한 노동 환경이 실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