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박지성 기자] 2026년 대한민국 초고령 사회의 해법은 ‘탈(脫)시설’에 있다. 단순히 수용 중심의 요양에서 벗어나, 평소 살던 동네에서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가 정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최전선에서 충남 부여군과 보령시가 속속 민간 의료기관과 손잡고 ‘장기요양 재택의료’의 선도적 모델을 구축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재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진 (사진=요양뉴스)‘병원 문턱’ 없앤 보령... 의사·간호사·복지사 3인 1조 현장 투입
보령시(시장 김동일)는 최근 대천중앙병원 및 천진한의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령시 모델의 핵심은 ‘다학제 팀’의 유기적 움직임이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어르신을 위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되어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현장에서는 진료와 처방뿐만 아니라 간호 서비스, 그리고 지자체가 보유한 복지 자원까지 원스톱으로 연계된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이제는 의료진이 먼저 다가가는 시스템이 필수적인 시대”라며, “지자체의 행정력과 민간 의료의 전문성이 만날 때 진정한 지역사회 울타리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앞서가는 부여... 의료 선택권 넓힌 ‘양·한방 협업’의 힘
보령에 앞서 재택의료의 기틀을 닦은 부여군의 행보도 매섭다. 부여군은 동의보감한의원 및 성요셉가정의학과의원과 협력하여 어르신들의 질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침 치료 등 한의과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농촌 어르신들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부여군 보건소는 데이터 기반의 사례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막고, 어르신이 시설 대신 정든 집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단순 협약 넘어 ‘실질적 오퍼레이션’이 성패 가른다
전문가들은 부여와 보령의 사례가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협약을 넘어선 정교한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지자체가 보유한 방대한 행정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활용하여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고위험군 어르신을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기능이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의 의료진과 지자체 담당자가 환자의 미세한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즉각적으로 케어 플랜을 수정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방문 의료라는 고된 업무에 투입되는 민간 의료진의 헌신이 중단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수가 체계와 지원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보상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요양보호협회의 이경규 상무는 “충남의 두 지자체 사례는 거창한 담론보다 현장에서의 밀착 케어가 어떻게 어르신의 삶을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표준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 미래 시니어 산업은 이처럼 의료와 요양이 집 안에서 하나로 묶이는 ‘재가 통합 돌봄’의 퀄리티와 이를 뒷받침하는 오퍼레이션의 정교함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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