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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노동’ 프레임 갇힌 요양보호사... ‘커리어 패스’가 돌봄 대란의 열쇠다

  • 가순필 기자
  • 2026-04-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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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가순필 기자] 대한민국 요양 산업이 ‘인력 고갈’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최근 KBS 등 주요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전국 요양원들은 법정 인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신규 수급자를 거부하는 ‘돌봄 절벽’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위기가 단순히 인구 구조의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요양보호사를 전문직이 아닌 단순 노동자로 취급하는 현행 임금 및 커리어 체계가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인력난의 이면, ‘경력 무시’가 부른 돌봄 공백

현재 요양보호사 현장의 가장 큰 불만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11년 차 베테랑 요양보호사와 갓 입사한 신입의 월급 차이가 단 7만 원에 불과한 현실은, 숙련된 인력이 굳이 현장에 남아야 할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

노동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보상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니, 자격증 소지자 10명 중 8명은 현장을 떠나 ‘장롱 면허’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돌봄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르신과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 SMS 사례와 민간의 혁신적 시도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일찍이 이 문제에 주목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시니어 비즈니스 기업인 SMS는 요양보호사의 커리어 지원을 산업화의 핵심으로 삼았다. 단순히 인력을 매칭하는 수준을 넘어, 종사자들의 역량을 데이터화하고 그들이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돌봄인력 육성 플랫폼인 케어런츠(CARENTS) 등 혁신적인 기업들은 요양보호사를 단순히 채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전문가로 길러내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가 자격증 취득이라는 최소한의 요건을 넘어, 수급자의 중증도별 케어 기술이나 치매 전문 케어와 같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세분화된 교육 과정을 제공하여 돌봄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케어런츠는 입주요양 등 세분화 된 보호사 육성,검증 체계를 도입해서 보호사 커리어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케어런츠)
케어런츠는 입주요양 등 세분화 된 보호사 육성,검증 체계를 도입해서 보호사 커리어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케어런츠)

숙련도 기반의 임금 격차 시스템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교육의 고도화와 더불어 실질적인 보상 체계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일괄적인 급여 체계 대신, 교육 이수 결과와 실제 현장에서의 다각도 평가를 바탕으로 요양보호사의 역량을 등급화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숙련도 검증 기반의 임금 격차 모델은 요양보호사에게 명확한 동기를 부여한다. 자신의 전문성이 검증될수록 그에 상응하는 차등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요양보호사는 스스로의 역량을 높여 더 높은 대우를 받는 ‘커리어 사다리’를 갖게 된다. 시설 입장에서도 검증된 고숙련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고, 이는 곧 수가 현실화와 산업 전체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선순환의 고리가 된다.

일본의 돌봄인력 공급 전문기업인 SMS는 시설과 돌봄인력의 채용지원을 통해 22년째 매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사진=SMS)
일본의 돌봄인력 공급 전문기업인 SMS는 시설과 돌봄인력의 채용지원을 통해 22년째 매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사진=SMS)

‘케어 거버넌스(Care Governance)’ 구축 시급

돌봄 인력난은 이제 단순한 구인·구직의 문제를 넘어섰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임금 체계 개편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동시에, 민간에서 시도되는 커리어 체계 검증 모델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요양업계 관계자는 “요양보호사를 사회적 약자를 돕는 봉사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초고령 사회를 지탱하는 전문 서비스 인력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며, “숙련도에 따른 급여 차별화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유입되는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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