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가순필 기자] 지난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함께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본격 가동됐다. 대상은 노쇠·질병·장애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 의료·요양·돌봄을 함께 필요로 하는 65세 이상 노인 등이다. 정부는 보건의료·건강관리·장기요양·일상생활 지원 4개 분야 30종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시행 2주 만에 신청자가 8905명으로 집계되며 시범사업 대비 4.6배 늘어난 수요도 확인됐다.
이번 정책은 ‘요양원 대신 집’이라는 방향 전환에 가깝다. 실제 통합돌봄 시범사업 효과성 평가에서 참여자는 비참여자보다 요양병원 입원율이 4.6%포인트, 요양시설 입소율이 9.4%포인트 낮았고, 가족의 부양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75.3%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통합돌봄 예산 914억 원과 전담인력 기준 인건비 5346명을 확보한 것도 이 제도를 단순 시범사업이 아닌 전국 단위 기본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가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요양보호사와 어르신 (사진=요양뉴스)신청은 늘었지만, 의료 연결은 아직 진행형
다만 본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신청자 수보다 실제 의료 연계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돌봄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게 하는 제도’가 되려면 방문진료, 퇴원환자 연계, 만성질환 관리, 장기요양 재택의료가 현장에서 끊김 없이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1단계 서비스에서 방문진료, 치매관리, 만성질환 관리, 퇴원환자 지원 등 재가 의료서비스 확대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실제 재택의료 인프라는 아직 확장 과정에 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에는 195개 시·군·구, 34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었고, 미설치 34개 지역을 포함한 추가 공모가 진행됐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다시 모집하며, 의료기관-보건소 협업형과 의료취약지 32개 지역까지 대상을 넓혔다. 전국 시행은 시작됐지만,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체계는 여전히 보강 중인 셈이다.
30종 서비스의 실효성, 결국 ‘집에서 가능한가’에 달렸다
정부는 통합돌봄 1단계에서 30종 서비스를 연계하고, 2030년까지 이를 60종으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방문간호·방문요양·방문목욕 이용 한도 확대, 주야간보호기관 내 단기보호 확충, 긴급돌봄과 주거지원 강화도 포함됐다. 다만 어르신이 실제로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서비스 목록의 많고 적음보다, 퇴원 이후 집에서 의료와 요양이 실제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서비스는 늘었는데 재택의료 연결이 늦으면, 통합돌봄은 결국 ‘복지 신청 체계 확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부분은 정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다.
하반기 기본계획이 첫 시험대
정부는 통합돌봄 시행 이후 지역별 수요와 제공 현황을 분석해 올해 하반기 향후 5년간의 기본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최근 어르신 돌봄 정책의 가장 큰 이슈는 통합돌봄의 ‘출범’ 자체보다, 이 제도가 재택의료와 결합해 실제로 병원·시설 입소를 줄이는 구조로 안착할 수 있느냐다. 신청 급증으로 정책 수요는 확인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수요를 지역 의료와 요양의 실제 서비스로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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