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박지성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어르신·돌봄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서울에서는 정원오·오세훈 후보가 모두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와 통합돌봄을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고, 경기도에서는 추미애·양향자·조응천 후보가 각각 공공요양원, 70세 이상 버스비 무료, AI 복지알림 서비스를 제시했다.
인천에선 박찬대·유정복 후보가 모두 통합돌봄 확대에 공감했지만, 한쪽은 공공의료·복지 인프라, 다른 한쪽은 생애주기 맞춤형 생활지원에 무게를 뒀다. 부산·경남 역시 어르신 일자리, 15분 도시 기반 복지, 노후안심, 손주돌봄수당 같은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공통분모는 ‘시설보다 지역사회’지만, 무엇을 공공 책임으로 볼 것인지는 후보마다 적지 않게 갈린다.
돌봄은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유권자들이 돌봄 정책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엔 한계가 있다. (사진=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통합돌봄, 이번 선거의 공통어가 되다
이번 선거에서 돌봄이 별도 의제로 떠오른 배경은 분명하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통합돌봄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82%는 시설이 아니라 자신이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여러 후보의 조건이 비슷할 경우 ‘통합돌봄 정책 포함 여부’가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80%에 달했다. 반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사실을 안다는 응답은 25%에 그쳐, 제도 인지도는 낮지만 돌봄 수요 자체는 이미 중대한 선거 변수임을 알 수 있었다.
서울, 같은 AIP라도 강조점은 달랐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 흐름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정원오 후보는 AIP를 기본 철학으로 내세우며 찾아가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60세 이상 무료 예방접종 확대, AI·IoT 기반 스마트 건강관리 확대, 다학제팀 기반 ‘서울형 건강돌봄주치의’를 제시했다. 오세훈 후보 역시 AIP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고, ‘도보 10분 내 돌봄시설’과 ‘집으로 찾아가는 병원’을 포함한 지역사회 돌봄 확충, 비요양등급 어르신의 방문진료 본인부담 지원, 돌봄 SOS 한도 상향, 안심 리모델링 확대 등을 공약했다. 같은 ‘살던 곳에서의 노후’를 말하지만, 정 후보가 공공 건강관리와 의료·요양 연계를, 오 후보가 생활권 서비스와 주거 개조를 더 강하게 전면에 내세운 구도다.
경기, 후보별 색깔 차이가 가장 커...
경기도지사 선거는 후보별 접근 차이가 더 분명하다. 추미애 후보는 공공요양원 확충과 경로당·공공요양원을 연계한 ‘노노 케어하우스’, 치매안심보험, 난청 노인을 위한 텔레코일존 확대를 내걸었다. 양향자 후보는 70세 이상 버스비 무료와 AI 돌봄시스템을, 조응천 후보는 ‘AI 경기 부모님 복지 알림 서비스’와 복지 전담 ‘동행 창구’를 약속했다. 같은 어르신 공약이라도 한쪽은 공공돌봄 시설과 안전망, 다른 한쪽은 교통비 부담과 디지털 접근성에 무게를 두는 셈이다.
인천, 통합돌봄 공감대 속 해법은 갈렸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통합돌봄에 대한 공감대가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됐다. 인천복지정책협의체가 제안한 5대 과제·14개 정책에 대해 박찬대·유정복 두 후보가 모두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방향은 달랐다. 박찬대 후보는 5대 공약 중 하나로 ‘기후·안전·의료·돌봄의 든든한 울타리’를 내세우며 공공 책임형 색채를 보였고, 유정복 후보는 ‘천원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복지 확대와 생활밀착형 지원을 강조했다. 통합돌봄이라는 용어는 같지만, 한쪽은 공공의료·복지 체계의 확장, 다른 한쪽은 기존 지역 복지망의 맞춤형 연계에 더 가까운 셈이다.
부산·경남도 어르신 공약 전면에
부산과 경남도 흐름은 비슷하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후보가 어르신 일자리 확대를, 박형준 후보가 15분 도시 기반 복지 강화를 약속했다. 경남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 등 ‘노후 안심 5대 공약’을, 박완수 후보는 노인 일자리 10만 개와 손주돌봄수당 지원 대상 완화 등을 내걸었다. 돌봄을 직접 서비스 확대와 소득·생활비 부담 완화 중 어디에 더 가깝게 보느냐가 지역별 후보 경쟁의 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후보들이 지역사회 돌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에서는 차이점이 보인다. (사진=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공통점은 지역사회, 차이는 재정 투입의 방향
이번 지방선거 어르신·돌봄 공약의 가장 큰 공통점은 통합돌봄과 AIP가 사실상 기본 언어가 됐다. 이제 후보들이 “시설을 더 짓겠다”만으로는 표심을 움직이기 어렵고, 의료·요양·주거·이동·식사·안부확인 같은 일상 서비스를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연결할지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가장 큰 차이는 돌봄을 공공의료와 공공시설 확충 문제로 보느냐, 교통비·주거·동네 서비스 같은 생활밀착형 지원 문제로 보느냐다. 서울·경기·인천 사례는 이 구분을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르신·돌봄 공약은 더 이상 부수적인 복지 메뉴가 아니다. 주요 후보들은 모두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의 무게중심은 공공 인프라 확충, 생활비 부담 완화, 의료 결합, 디지털 보조, 돌봄노동 체계 등에서 적잖이 갈린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