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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돌봄 ③] 공약은 많은데 사람과 돈은 보이지 않는다

  • 박지성 기자
  • 2026-06-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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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박지성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모두 어르신·돌봄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공약을 한 단계 더 들여다보면, 정작 돌봄정책이 실제로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사람·조직·예산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얇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돌봄이 지역에서 작동하려면 서비스 항목만이 아니라 전담인력, 전달체계, 돌봄노동자의 처우, 안정적인 재정이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3월 27일 통합돌봄 전국 시행에 맞춰 229개 시군구의 전담조직과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선거 공약에서는 그 운영 기반을 어떻게 강화할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는 많지 않다.

공약은 쏟아지는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은 구체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는 공약(公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공약은 쏟아지는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은 구체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는 공약(公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통합돌봄은 시작됐지만, 지방선거 공약은 아직 ‘서비스 나열형’

보건복지부는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전국 229개 시군구에 전담조직과 인력 배치를 마쳤고, 신청부터 서비스 연계까지 전 과정을 가동할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거주지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함께 제공하는 구조다. 문제는 지방선거 공약 상당수가 이 큰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실제 지역에서 어떤 조직이 사례를 관리하고 어떤 인력이 연결을 맡고, 서비스 질 관리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집에서 계속 살게 하겠다”는 메시지는 많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달체계 설계는 상대적으로 덜 보인다는 뜻이다.

가장 비어 있는 지점은 돌봄노동자 공약

이번 선거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비판은 돌봄 서비스는 말하면서도, 그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돌봄노동자에 대한 공약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5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에서 돌봄 이슈가 공약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돌봄노동자 공약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요구안은 공공 돌봄시설 비중 30% 이상 확보, 통합돌봄 공공 책임 강화, 사회서비스원 기능 회복, 돌봄노동자 생활임금과 고용안정 보장, 지방정부의 단체교섭 참여 등이다. 즉 이용자 중심 공약만으로는 돌봄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설명하기 어렵고, 누가 어떤 조건에서 돌볼 것인지가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이 문제는 후보별 공약 차이보다 더 구조적이다. 실제로 서울시장 경선 국면에서 전현희 후보가 별도로 ‘서울형 돌봄종사자 처우 혁신 5대 공약’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본선 국면에서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핵심 공약을 보면 돌봄노동자 임금 가이드라인, 대체인력 체계, 건강권 보장 같은 항목은 전면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르신·돌봄 공약이 늘어난 것과 돌봄노동 공약이 늘어난 것은 아직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예산은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재정의 문제도 남는다. 이번 선거 공약을 보면 “공공요양원 확충”, “방문진료 본인부담 지원”, “버스비 무료”, “통합돌봄 강화”, “AI 돌봄시스템” 같은 표현은 많지만, 총사업비와 연차별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는 제한적이다. 돌봄 공약은 대부분 운영비 성격이 강하다. 시설 하나 짓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 유지비, 사례관리, 서비스 연계, 민간기관 협력비용이 계속 들어간다. 그래서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만큼이나 무엇을 줄이고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가 중요하지만, 선거 공약에서는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드러난다.

그 점에서 통합돌봄은 원래부터 재정과 인력의 뒷받침이 핵심인 제도다. 정부도 전국 시행을 위해 전담조직과 인력, 시스템 기반 마련을 별도로 강조했다. 결국 지방선거 공약에서 진짜 비교해야 할 것은 “통합돌봄을 하겠다”는 문구 자체가 아니라, 그 제도를 지역 예산 안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준비가 돼 있느냐다.

전달체계 없는 공약은 체감되기 어렵다

돌봄정책은 다른 복지정책보다 전달체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같은 예산을 투입해도 읍면동 창구, 전담 사례관리, 의료기관 연계, 민간 돌봄기관 협업, 정보 접근 창구가 촘촘하면 체감도가 높아지고, 그렇지 않으면 “좋은 제도인데 몰라서 못 쓰는 정책”이 되기 쉽다. 정부가 통합돌봄 시행 때 전담조직과 신청·연계 시스템을 함께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공약에서 AI 알림 서비스나 동행 창구, 지역사회 건강관리 체계가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은 전달체계 개선과 연결된다. 하지만 이 역시 개별 사업 이름은 보이더라도, 지역 안에서 누가 조정하고 책임질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경우는 많지 않다.

한편 현장에서는 어르신·돌봄 공약이 늘어난 것과 실제 실행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통합돌봄 전국 시행을 위해 전담조직과 인력, 시스템 기반을 별도로 구축했다고 밝힌 것처럼, 돌봄정책은 서비스 항목만이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운영할 조직과 사람, 예산이 함께 갖춰져야 작동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지역 돌봄단체들은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공공 전달체계 강화,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예산 투입이 공약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선거의 돌봄 공약은 무엇을 하겠다는지보다, 그것을 누구의 책임 아래 어떤 재정과 인력으로 실행하겠다는지까지 함께 제시돼야 실질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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