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가순필 기자]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간병인 직접고용과 표준교육 체계가 후속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병비 부담을 낮추는 것과 함께 간병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제도화 과정의 핵심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월 28일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대국민 토론회에서 의료중심 요양병원 약 500곳을 선정해 간병급여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간병인 직접고용 원칙, 표준교육과정 신설, 병원 내 간병인력 교육·관리 전담 간호사 배치 방안도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간병급여화의 전제 조건인 교육과 관리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직접고용 10% 수준…외부업체 의존 큰 구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요양병원 간병인 고용 구조는 병원 직접고용보다 외부업체 의존도가 높다. 조사 대상 요양병원에서 병원에 직접 고용된 간병인은 10%에 그쳤고, 66%는 외부 업체 알선·도급, 20%는 파견 형태로 나타났다.
정부가 직접고용 원칙을 제시한 것은 간병서비스의 책임 주체를 병원으로 명확히 하고, 간병인의 노동환경과 서비스 질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관리하면 교육, 배치, 업무범위, 감염관리, 낙상 예방, 환자 안전 대응 등을 보다 일관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직접고용 전환이 병원 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려면 인건비 부담뿐 아니라 근무표 작성, 휴게시간 관리, 야간·교대근무 운영, 대체인력 확보, 교육 이수 관리, 업무평가 체계까지 병원이 책임져야 한다.
특히 중소 요양병원이나 지방 병원에서는 간병인력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고용 전환 속도와 방식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요양병원의 간병인 고용구조는 외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포그래픽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표준교육, 병동 현장에 맞게 설계돼야
복지부는 간병인 표준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병원 내 간병인력 교육과 관리를 전담하는 간호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간병인이 환자 곁에서 직접 돌봄을 제공하는 만큼, 표준화된 교육과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간병 업무는 단순한 생활 보조에 머물지 않는다. 요양병원 환자는 고령, 만성질환, 치매, 와상 상태, 재활 필요, 섬망 위험, 낙상 위험 등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간병인은 식사·이동·배설·위생 지원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이상 징후를 간호인력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 때문에 표준교육에는 기본 돌봄기술뿐 아니라 환자안전, 감염관리, 낙상 예방, 치매 환자 대응, 의사소통, 인권 보호, 응급상황 보고체계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국인 간병인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하면 언어 이해도와 현장 의사소통 지원도 중요한 요소다.
교육 이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수행 능력
실태조사에서는 간병인 가운데 자격증 미보유자가 48%로 나타났다. 간병인력의 절반 가까이가 관련 자격증 없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표준교육이 단순한 이론교육이나 형식적 이수 과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장에서는 단기간 교육만으로 병동 업무를 충분히 익히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병원별 업무 매뉴얼, 현장 실습, 반복 교육, 평가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실제 서비스 질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간병인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 간호인력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변수다. 병원 현장에서 자주 쓰는 표현, 응급상황 보고 방법, 감염관리 지침, 환자 인권 관련 교육이 실제 언어 수준에 맞게 제공돼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관리 책임 분산도 정비 대상
간병인 관리 책임이 병원과 외부업체 사이에 나뉘어 있는 점도 제도화 과정에서 다뤄야 할 부분이다. 실태조사에서 요양병원의 82%는 간병업무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지만, 간병인 관리책임자는 병원 내 간호사, 도급업체 담당자, 파견업체 담당자, 병원 직원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간병인력의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평가를 전혀 실시하지 않는 병원도 61%로 나타났다. 평가를 실시하는 병원에서도 평가표 작성, 현장 관찰 등 방식이 서로 달랐다.
간병급여가 도입되면 간병서비스는 기존의 사적 계약 영역에만 머무르기 어렵다.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서비스 제공 기준, 업무범위, 책임 주체, 평가 방식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우 개선과 환자 안전은 함께 논의돼야
정부가 4인실 기준 3교대 근무를 지향하겠다고 밝힌 것도 장시간 근무 구조를 바꾸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현재 간병인 상당수가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대제 전환은 간병인 처우 개선과 환자 안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3교대 전환은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이미 고령화된 간병인력 구조와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필요한 간병인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시범사업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간병인 처우 개선은 환자 안전과도 연결된다. 휴식이 보장되지 않고, 교육과 평가가 부족하며, 책임 체계가 불분명한 환경에서는 간병서비스의 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반대로 적정한 교육과 근무조건, 관리체계가 마련되면 간병인은 병동 내 돌봄을 지탱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복지부는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도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향후 논의에서는 간병비 본인부담률이나 지원 대상뿐 아니라, 고령·외국인 중심의 간병인력 구조를 어떻게 관리하고 표준교육을 실제 현장 역량으로 연결할지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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