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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빠진 돌봄 현장 의사결정 회의…반복되는 대표성 논란

  • 박지성 기자
  • 2026-08-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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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박지성 기자]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핵심 사항을 심의하는 장기요양위원회 구성에서 요양보호사 대표가 또다시 제외되면서 현장 대표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제7기 장기요양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요양보호사 대표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2023년 출범 이후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이번에도 요양보호사 대표가 제외된 명단이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장기요양위원회, 보험료율과 급여비용 결정하는 핵심 기구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인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는 참석할 수 없다.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인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는 참석할 수 없다.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장기요양위원회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보건복지부는 장기요양위원회가 장기요양보험료율,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요양병원간병비, 재가·시설 급여비용 등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도 입장문에서 장기요양위원회가 장기요양보험요율,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등 제도 운영의 핵심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이며, 위원회 결정이 70만 요양보호사의 임금 등 노동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처럼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의사결정 구조에 정작 요양보호사 대표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적 구성은 ‘이해당사자 균형’이지만, 현장 노동자는 빠져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장기요양위원회를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16명 이상 22명 이하로 구성하도록 하고, 가입자 대표, 공급자 대표, 공익 대표 등이 참여하는 구조를 두고 있다.

협회는 이번 위원 구성에서 공급자 대표가 요양기관 대표 4명, 의사·한의사·간호사 각 1명으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기요양요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양보호사 대표는 빠져 있고, 의사와 간호사가 노동자 대표처럼 포함된 구조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요원의 90%를 차지하지만, 이번 명단에는 요양보호사 대표가 없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 대표가 반복적으로 배제되는 배경에는 장기요양위원회가 법적으로는 ‘공급자 대표’ 범주를 두고 있지만, 실제 위원 추천과 위촉 과정에서 요양기관 운영자, 의료 직능, 전문가 중심으로 대표성이 구성돼 온 구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에 요양보호사 대표 몫이 명시돼 있지 않다 보니, 현장 돌봄노동자의 대표성은 매번 위촉 과정의 판단에 맡겨지는 상황이다.

권익위도 대표성 강화 권고했지만 반영 안 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직역 요구를 넘어 정부 권고 이행 문제와도 연결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12월 ‘장기요양요원 보호 및 장기요양기관 부담 완화 방안’을 의결하고, 장기요양요원의 권리와 의무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 대표 위원을 위촉해 대표성을 강화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역시 입장문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장기요양위원회 구성 시 요양보호사를 대표하는 위원을 위촉해야 한다는 내용을 권고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이번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번 결정을 철회하거나 보완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등 가능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정찬미 대표. [사진=요양뉴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정찬미 대표. [사진=요양뉴스]

배제 반복되면서 커지는 현장과 제도의 간극

요양보호사 대표가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배제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현장의 노동조건이 제도 논의에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요양 수가와 급여비용은 기관 운영뿐 아니라 요양보호사의 임금, 인력 배치, 서비스 시간, 노동강도와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방문요양 수가, 시설급여 비용, 가산·감액 기준, 인력배치 기준은 모두 요양보호사의 실제 근무환경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의사결정 구조에서 요양보호사 대표가 빠질 경우, 돌봄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동시간, 감정노동, 야간·휴일 근무, 폭언·성희롱, 중증 어르신 돌봄 부담 같은 문제는 부차적인 사안으로 밀릴 수 있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질 역시 현장 인력의 처우와 분리하기 어렵다. 요양보호사의 근무환경이 악화되면 인력 이탈이 늘고, 이는 곧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연속성과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요양위원회가 제도 운영의 핵심 기구라면, 수급자와 기관뿐 아니라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도 함께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돌봄정책의 당사자 구조 다시 봐야

요양보호사 대표 배제 논란은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누구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는지 묻는 문제다. 장기요양보험은 이용자, 가족, 기관, 정부, 보험자, 종사자가 함께 움직이는 제도다. 이 가운데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는 핵심 인력이지만, 제도 결정 구조에서는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는 입장문에서 “돌봄현장의 목소리가 제도 운영에 반영되었을 때 지속가능한 돌봄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로 장기요양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요양보호사 인력난과 처우 문제는 이미 장기요양제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장기요양위원회 구성 논란은 단순한 위원 한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돌봄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 설계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에 대한 대표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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