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

8시간 보수교육에 짓눌리는 요양보호사 교육 현장

  • 가순필 기자
  • 2026-08-21 18:11
  • 댓글 0
스크랩

[요양뉴스=이재법 전국요양보호사교육기관협회장]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함에 따라 어르신 돌봄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요양보호사의 역할과 전문성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2023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4년부터 법정 의무교육으로 본격 도입된 ‘요양

보호사 보수교육’ 역시 이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보수교육 도입은 애초의 목적과 달리 현장에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림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보수교육 도입은 애초의 목적과 달리 현장에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림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대와 달리 우려와 분통함으로 가득 차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 중인 ‘보수 교육기관 평가 시범사업’과 기형적인 제도 설계는 과연 이것이 현장의 실정을 고려한 행정인지 깊은 의심하게 만든다. 단 8시간짜리 보수교육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현장의 비합리적인 실태와 개선 방향을 네 가지 측면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시대 흐름과 타 직종에 비춰 완전 역행하고 있는 ‘교육 주기’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아이돌봄사, 노인 돌봄 사 등 보건·복지·돌봄 영역의 타 전문직 및 종사자들은 예외 없이 매년 1회 이상 정기 보수교육을 이수하며 최신 지식과 전문성을 지속해서 유지한다. 반면 요양보호사는 보수교육이 법정 의무화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2년에 1회(8시간) 받는 구조로 후퇴했다.

현장의 어르신들은 복합 질환과 치매 등 더욱 고도화된 돌봄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돌봄 인력의 교육 기회는 2년에 단 8시간으로 축소된 것이다. 돌봄 서비스의 전문성을 진정으로 강화하고자 한다면, 타 돌봄 직종과 마찬가지로 연 1회 정기 보수교육 체계로 정상화하여 지속적인 역량 개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 과제다.

둘째,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중복 규제’다.

전국의 요양보호사 교육 기관들은 이미 고용노동부로부터 320시간에 달하는 표준 교육과정에 대해 매년 혹독하고 엄격한 심층 평가를 받고 있다. 교강사의 자격 요건, 시설 및 교육 환경, 강의 서비스의 질, 출결 관리 시스템, 안전 대책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과한 기관들이다.

이미 320시간의 본 과정을 대대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검증된 기관에, 단 8시간 진행되는 보수교육을 목적으로 또다시 별도의 기관 평가 잣대를 대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이자 명백한 이중 규제다.

셋째, 타 보건복지 직종과의 ‘형평성 상실’이다.

사회복지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아이돌봄사 등 수많은 보건복지 보수교육 운영 기관 중 그 어디도 교육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기관 자체를 별도로 평가해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왜 유독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만 이토록 가혹하고 유별난 평가 기준을 집어넣으려 하는가. 이는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나며,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만 가해지는 불합리한 차별에 가깝다.

이재법 전국요양보호사교육기관협회장, 구미대학교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사진 = 이재법 회장 제공)
이재법 전국요양보호사교육기관협회장, 구미대학교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사진 = 이재법 회장 제공)

넷째, 열악해진 지원책과 교육생에게 전가된 ‘비용 부담’이다.

과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시행되었던 ‘요양보호사 직무교육 과정’은 사업주 위탁 과정으로 운영될 당시에도 별도의 기관 평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4만 원이었던 교육비는 보수교육으로 전환된 이후 오히려 3만 6천 원으로 하향 조정되었고, 고용노동부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식대 비용 부담은 온전히 교육생 개인의 몫으로 넘어갔다. 교육 수수료는 삭감하고 식비 부담은 교육생에게 떠넘기면서, 교육기관에는 징벌적 평가의 채찍질만 더하겠다는 셈법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현장 교육기관 들이 요구하는 것은 조건 없는 평가 거부나 일방적인 떼쓰기가 아니다. 진정성 있는 교육을 위해 매년 1회 보수교육 시행하라는 타 직종과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지원은 줄이면서 이중 규제만 강요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을 멈춰달라는 정당한 목소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실효성 없는 평가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실상은 외면한 채 평가라는 칼자루만 휘두를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상생 가능한 지원책 마련에 집중할 때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쓰기

8시간 보수교육에 짓눌리는 요양보호사 교육 현장

  • 가순필
  • 2026-08-21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