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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인건비, 장기요양 수가체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 박지성 기자
  • 2026-08-3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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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김준래 변호사(법학박사, 전 건강보험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 

장기요양보험제도는 도입 이래 수급자 수와 급여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노인장기요양보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도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그 성장을 현장에서 떠받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과 종사자들이 처한 현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요양 분야 일선 현장에서 최근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어려움은 단순한 경영상의 애로로 치부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이 분야의 법률 자문과 소송을 수행해온 필자가 보기에, 그 원인은 법정 의무와 수가체계 사이의 구조적 불일치에 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연차유급휴가,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 지급 등 명확한 법정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장기요양기관 역시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용자로서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장기요양기관이 24시간 돌봄이 불가피한 시설 특성상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에도 인력을 배치할 수밖에 없고, 종사자의 장기근속이 늘수록 연차수당 등 법정비용 역시 구조적으로 증가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현행 수가체계는 이러한 법정비용의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설계되어 있다. 결국 기관은 국가가 정한 법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국가가 정한 수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스스로 떠안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는 개별 기관의 경영 역량 문제라기보다, 제도 설계 자체의 정합성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현행 장기요양 수가체계는 비율 중심의 표준화된 구조를 취하고 있어, 시설의 실제 운영원가, 특히 법정수당으로 대표되는 인건비 변동요인을 탄력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장기근속에 따른 연차수당 누적, 대체공휴일 확대에 따른 휴일근로 가산 부담, 연차·대체휴무 사용 시 필요한 대체인력 투입 비용까지, 최근 수년간 법정비용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비용 증가분이 수가에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기관은 법정 의무 이행과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 결과가 서비스 질 저하, 숙련 인력의 이탈, 신규 인력 유입 저하로 이어진다면, 이는 결국 수급자인 국민의 돌봄 공백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연차수당·휴일근로수당·대체휴무수당과 같이 법이 정하고 있는 의무에서 직접 파생되는 비용을 별도의 수가 항목으로 신설해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법정비용을 수가 산정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필수 반영 요소로 격상시키는 작업이다. 둘째, 연차·대체휴무 사용에 따른 대체인력 투입 비용을 지원하는 가산체계를 마련해, 종사자의 법정 휴가권 행사가 오히려 기관 운영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 셋째, 근속연수에 따른 단계별 장기근속 가산을 확대함으로써 숙련된 종사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서비스의 연속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개별 항목의 신설을 넘어, 중장기적으로는 표준비율 중심의 수가체계를 실제 운영원가에 기반한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기요양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수급자 범위의 확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기관과 종사자가 법이 정한 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 위에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법정비용을 수가체계 밖에 방치한 채 기관의 자체 부담으로 돌리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이는 종사자 처우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제도 자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제는 법정 인건비와 법정수당을 수가체계 안으로 명시적으로 끌어들이는 제도 개편 논의를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기관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며,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안정적이고 질 높은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김준래 변호사 (사진  = 본인 제공)
김준래 변호사 (사진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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