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

“오래 자는 것만으론 부족”…노년기 인지건강, ‘수면 효율’이 중요하다

  • 박지성 기자
  • 2026-09-14 13:00
  • 댓글 0
스크랩

[요양뉴스=박지성 기자] 노년기 건강을 위해 흔히 강조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충분한 수면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히 몇 시간을 잤는지만큼이나 ‘얼마나 효율적으로 잠을 잤는지’가 인지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 후베이중의약대학교와 장한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60세 이상 고령자 416명을 대상으로 수면 상태와 경도인지장애(MCI)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면시간 하나만 평가하지 않고 수면 만족도, 낮 시간 각성도, 취침 시점, 수면 효율, 전체 수면시간 등 다섯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밤중에 여러 차례 깬다면 실제 수면 효율은 낮아질 수 있다.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밤중에 여러 차례 깬다면 실제 수면 효율은 낮아질 수 있다. (사진 = AI 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416명 중 47%에서 경도인지장애 확인

연구는 중국 우한 지역의 요양시설 3곳과 지역사회 2곳에서 생활하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약 70.6세였으며, 인지기능 검사 결과 전체 416명 가운데 197명, 약 47.4%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했다.

또 전체 참가자의 70.7%는 연구진이 평가한 5가지 수면 영역 가운데 최소 2개 이상에서 좋지 않은 상태를 보였다.

특히 전체 참가자의 63.7%는 수면 효율이 85% 미만이었고, 59.1%는 실제 수면시간이 하루 7시간 미만 또는 9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효율’이란 무엇일까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이다. 수면 효율은 단순히 침대에 누워 있었던 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머문 전체 시간 가운데 실제로 잠든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잠자리에 일찍 들어가 오랫동안 누워 있더라도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밤중에 여러 차례 깬다면 실제 수면 효율은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면 효율이 85% 이상인 경우를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면으로 분류했다.

고령층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나이가 들면서 수면이 전반적으로 얕아지고 밤중에 깨는 횟수가 증가할 수 있으며, 질환이나 통증, 복용 약물, 수면무호흡증 등도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면 효율 좋은 고령자, MCI 가능성 낮아

연구진은 연령과 성별, 교육수준, 소득, 운동, 사회활동, 음주·흡연, 정신건강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을 보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5가지 수면 요소 가운데 최종 분석에서도 경도인지장애와 가장 일관된 연관성을 보인 것은 ‘수면 효율’이었다. 수면 효율이 양호한 고령자는 그렇지 않은 고령자보다 경도인지장애가 확인될 가능성이 약 4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수면 건강점수가 높은 사람에서도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수면시간 자체는 연령과 생활습관 등 여러 변수를 모두 고려한 최종 분석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노년기 수면건강을 평가할 때 단순히 ‘몇 시간 잤는가’만 확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7~9시간’도 중요하지만 수면의 질 함께 살펴야

그렇다고 수면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는 고령자를 포함한 성인에게 일반적으로 하루 7~9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충분한 수면은 기억과 집중, 판단 등 인지기능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과 신체기능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기억력 문제와 낙상·사고 위험 등이 증가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강조하는 것도 ‘오래 자는 것보다 짧게 자는 것이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적절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쉽게 잠들고, 밤중에 반복적으로 깨지 않으며,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낮 동안 지나치게 졸리지 않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밤중에 계속 깬다면 원인 확인 필요

고령층에서는 불면증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만성통증, 야간 빈뇨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충분한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는데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거나 밤중에 반복적으로 깨고, 낮 동안 심한 졸림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보다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립노화연구소는 일정한 취침·기상시간을 유지하고, 늦은 시간 카페인과 음주를 피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의 수면습관을 권고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면장애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할 것도 권한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만성통증, 야간 빈뇨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사진 = 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만성통증, 야간 빈뇨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사진 = 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잘 자면 치매 예방”으로 해석해선 안 돼

다만 이번 연구결과를 ‘수면 효율을 높이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수면 상태와 인지기능을 동시에 조사한 횡단면 연구다. 수면 상태가 좋지 않아 인지기능이 떨어졌는지, 반대로 인지기능 변화가 수면을 방해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연구진 역시 향후 장기간에 걸쳐 참가자를 추적하고 객관적인 수면측정 장비와 뇌영상 등을 활용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노년기 수면을 단순히 ‘하루 몇 시간 잤는가’라는 하나의 숫자로 평가하기보다 수면의 질과 효율, 규칙성, 낮 시간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초고령사회에서 수면은 단순한 휴식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기능과 인지건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건강관리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쓰기

“오래 자는 것만으론 부족”…노년기 인지건강, ‘수면 효율’이 중요하다

  • 박지성
  • 2026-09-14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