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전형수 기자]
‘가장 따뜻한 방문요양센터’ 임지영 센터장은 오랫동안 지역 봉사활동을 해왔다. 논현동 ‘어깨동무봉사단’을 비롯해 주민자치위원회, 바르게살기, 강남서초 자생봉사단, 자율방범대 등에 참여했고,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직접 도배와 장판 기술까지 배워 10년 넘게 봉사를 이어왔다.
급하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 현장으로 달려갔고, 지금은 봉사가 필요한 사람과 봉사자를 연결하거나 후원물품을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모두가 따뜻함을 느끼는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가장 따뜻한 방문요양센터 임지영 센터장(사진=요양뉴스)“요양보호는 봉사가 아니라 전문가의 일입니다”
임센터장은 젊은 시절부터 노년의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그가 생각하는 돌봄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함께 공적인 돌봄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원래 재무와 회계 분야에서 일했던 그는 요양보호사교육원 행정업무를 맡으며 장기요양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설방문요양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뒤 법인방문요양센터에서 센터장을 맡았다. 현장 경험을 쌓은 후 독립해 자신의 센터를 열었다.
재무·회계 경험을 살려 센터 운영에서도 계약과 급여, 업무범위와 비용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모든 관계의 출발은 ‘신뢰’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0년 넘게 봉사해온 센터장이지만 요양보호사가 “봉사하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경계한다. 요양보호는 선의만으로 하는 봉사가 아니라 책임과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임센터장은 “어려운 어르신을 끝까지 책임지고 돌보는 요양보호사를 보면 존경스러울 때가 많다”며 “요양보호사는 전문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채용할 때도 경력보다 배우려는 자세와 책임감을 중요하게 본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센터장과 사회복지사와 협업하며 배우려는 마음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어르신을 두고 자리를 뜨거나 근무시간만 채우려는 태도에는 단호하다. 쉬운 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만큼 직업인으로서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센터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매칭이다.
첫 상담전화가 오면 가능한 한 직접 어르신을 찾아가 건강상태와 성격, 생활환경, 보호자의 요구를 살핀다. 적합한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서둘러 연결하기보다 새롭게 구인한다. 경력보다 서로의 성향과 ‘코드’가 맞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도 기다림이 만든 결과였다. 한 치매 어르신은 딸 외에는 사람을 심하게 거부했다. 요양보호사에게도 오지 말라고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요양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보호자와 함께 꾸준히 설득하며 돌봄을 이어갔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서로 가장 편안한 관계가 됐다.
임센터장은 “가족과 요양보호사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준 덕분”이라며 보람 있었던 사례로 기억했다.
센터장은 돌봄 현장에서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보호자와 어르신에게는 “이분은 저에게 소중한 직원이니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하고, 요양보호사에게도 방문하는 가정이 자신의 일터라는 마음으로 단정한 옷차림과 직업의식을 갖춰달라고 당부한다.
호칭 역시 중요하다. 요양보호사를 단순히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불러주길 바란다.
“파출부와 요양보호사는 다릅니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안전과 생활을 살피는 전문인력입니다.”
“어르신에게 가장 편안한 곳은 익숙한 내 집”
현재 센터는 보호자가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 구매나 집안 수리 등을 연결하기도 한다. 다만 의료행위처럼 요양보호사가 해서는 안 되는 업무는 분명히 구분하고, 추가적인 가사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업무와 비용을 별도로 협의한다.
‘가장 따뜻한’이라는 이름에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센터의 운영원칙 역시 ‘아름다운 노후를 그려드립니다’이다.
센터장은 어르신뿐 아니라 오랫동안 돌봄을 감당해온 보호자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남은 삶의 즐거움까지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호자들에게 어르신이 드시고 싶은 음식을 무조건 막기보다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드리라고 이야기한다.
센터장 자신도 어르신들을 만나며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 일을 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많이 웃고, 맛있는 것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우고 있습니다.”
센터장은 방문요양의 중요한 가치로 ‘내 집에서 살아가는 것’을 꼽는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이라도 내 집에서 살고 싶은 것이 어르신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건강이나 돌봄환경에 따라 시설이나 데이케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방문요양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어르신의 상태와 가족 여건, 비용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안내한다.
다만 가능하다면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익숙한 집과 동네, 사람과 기억 역시 모두 어르신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혼자 떠안은 보호자가 있으면 지자체나 관련기관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오랫동안 쌓아온 지역 봉사 네트워크가 방문요양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요양보호사들과 같이 성공하고 싶습니다”
센터 사회복지사들은 ‘포근쌤’, ‘다정쌤’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사회복지사에게는 급여 외에도 건강증진비와 문화비, 식비 등을 지원한다.
직원회의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필요할 때는 요양보호사를 직접 만나 교육과 고충상담을 하고 관련 자료도 공유한다. 센터장 역시 자신의 잘못이 있으면 직원에게 먼저 사과한다.
개원 초기에는 열정이 앞서 마음이 지친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무리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며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센터장은 요양보호사들에게 자주 “우리 같이 성공하자”고 말한다.
“어르신도, 보호자도, 요양보호사도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필요한 분들이 필요한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랜 봉사에서 시작된 마음은 이제 방문요양이라는 전문적인 돌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따뜻한’이 그리고 있는 아름다운 노후는 결국 어르신과 보호자, 요양보호사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어르신의 오늘을 따뜻하게 돌보고, 더 나은 내일을 함께 그려가는 가장 따뜻한 방문요양센터(사진=요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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