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박지성 기자] 치매나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어르신이 통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스마트워치가 먼저 이상 신호를 찾아낼 수 있을까.
오스트리아 연구진이 실제 요양원 입소자를 대상으로 스마트워치를 착용시켜 통증과 탈수를 감지하는 실험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통증에서는 일부 신호가 포착됐지만 개인별 판별 성능은 낮았고, 탈수 여부는 사실상 구분하지 못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8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디지털헬스(Frontiers in Digital Health)에 발표됐다.
해당 연구진은 오스트리아 빈의 카리타스 지방 요양원 3곳에서 입소자 24명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16명이 스마트워치 착용을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된 13명이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착용을 시작한 입소자의 평균 나이는 83.4세였으며 최고령자는 96세였다.
참가자들은 애플워치 울트라2를 약 4주 동안 착용했다.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산소포화도, 걸음 수, 보행속도 등 56개 지표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 모델에 넣어 통증과 탈수 상태를 구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치매나 의사소통 장애를 파악하기 위한 스마트워치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 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통증과 탈수 모두 판별력은 글쎄...
그러나 결과는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이 새로운 입소자에게도 같은 모델이 적용되는지를 확인한 결과 통증 판별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는 평균 0.557이었다. AUC는 0.5에 가까우면 무작위 추정과 큰 차이가 없고 1에 가까울수록 판별력이 높다는 의미다.
탈수 판별 성능은 평균 0.513으로 사실상 무작위 추정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진 역시 통증과 관련해서는 “약한 신호가 확인됐다”고 평가했고, 탈수는 손목형 스마트워치에서 얻는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한 신호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일반적인 AI 연구에서 같은 사람의 데이터를 훈련과 평가에 함께 사용하면 성능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사람의 데이터를 통째로 제외한 뒤 처음 보는 사람을 판별하게 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인별 성능을 주요 결과로 제시한 이유다.
스마트워치를 실제 요양원에서 계속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분석에 포함된 입소자의 하루 착용시간 중앙값은 24시간이었고, 피부 자극이나 기기 착용으로 인한 낙상 등 별도의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정작 중증 어르신은 연구에서 빠져
연구 결과를 실제 요양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연구진은 스스로 연구 참여에 동의하고 4주 동안 기기를 착용할 수 있는 입소자만 대상으로 삼았다. 법적 대리인이 지정된 입소자와 와상 환자, 심박조율기나 삽입형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사람 등은 제외됐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중증 치매 환자의 통증을 기기로 확인하는 것이 이런 기술의 주요 활용 가능성 가운데 하나지만, 정작 이번 연구는 스스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입소자를 포함하지 못한 셈이다.
연구 규모도 작았다. 100명 넘는 입소자를 검토했지만 연구에 동의한 사람은 24명이었고 최종 분석은 13명에 그쳤다. 연구진도 이번 결과를 통증·탈수 감지 기술의 임상적 검증이라기보다 향후 연구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평가했다.
그렇다고 스마트워치의 활용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요양원 입소자의 활동량이나 보행 변화, 기기 착용 여부 등을 장기간 관찰하는 데는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증 감지는 더 많은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하고, 탈수는 손목 센서가 아닌 다른 측정기술을 함께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요양시설에서 스마트워치가 요양보호사의 관찰을 대신해 어르신의 통증과 탈수를 알려주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 연구에서 먼저 확인된 것은 ‘스마트워치를 어르신이 계속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손목에서 얻은 데이터를 실제 돌봄 판단에 사용할 수 있는지는 다음 연구가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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