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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만 듣고도 치매 알수 있다? AI ‘음성 시계’

  • 박지성 기자
  • 2026-10-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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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박지성 기자]  사람의 목소리만 듣고 뇌가 얼마나 늙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까.

최근 해외 연구진이 말투와 목소리의 특징을 이용해 나이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 ‘음성 시계(speech clock)’를 개발했다. 실제 나이보다 목소리가 더 늙게 평가된 사람은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치매 환자군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다만 연구진이 이미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과 건강한 사람을 비교한 연구인 만큼, 목소리만으로 앞으로 치매가 생길지를 예측하거나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30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인지저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목소리가 더 나이 든 것으로 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인지저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목소리가 더 나이 든 것으로 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전 세계 5개국 3천명의 말투·억양·어휘 700여 개 분석

연구진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의 스페인어 사용자 2,928명을 조사했다. 참가자에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뿐 아니라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치매 환자가 포함됐다.

참가자들이 여러 언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약 4분간 음성을 녹음하고, AI가 말의 속도와 음높이, 억양, 어휘의 다양성 등 700개가 넘는 특징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AI가 추정한 ‘목소리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음성 나이 격차(Speech Age Gap)’라고 불렀다.

인지기능이 건강한 사람은 AI가 추정한 음성 나이와 실제 나이가 대체로 비슷했다. 반면 인지저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목소리가 더 나이 든 것으로 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질환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음성 나이 격차는 건강한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컸고, 전두측두치매 환자에서는 더 크게 나타났다. 

말하기가 단순히 입과 성대만 사용하는 활동이 아니라는 점도 연구의 배경이다. 단어를 떠올리고 문장을 만들고 적절한 속도와 억양으로 표현하기까지 기억과 언어, 운동 기능 등 여러 뇌 기능이 동시에 작동한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음성에 남을 수 있다고 봤다.

‘치매 예측 검사’로 보기엔 아직 일러

눈에 띄는 결과지만 현재 단계에서 음성 녹음을 치매 검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우선 이번 연구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이후 치매가 발생하는지를 수년간 추적한 연구가 아니다. 이미 정상군과 경도인지장애·치매 환자군으로 구분된 사람들의 음성을 한 시점에서 비교한 연구다. ‘음성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앞으로 치매에 걸린다’고 해석할 근거는 아직 없다. 연구진 역시 음성 나이 격차를 노화와 관련된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연구용 지표 후보로 제시했다.

참가자가 모두 스페인어 사용자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언어마다 발음과 억양, 말의 속도, 문장 구조가 다른 만큼 같은 방식이 한국어 사용자에게도 적용되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음성을 이용한 방식은 뇌 MRI나 혈액검사보다 비용과 장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인지신경과학자 제드 멜처는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뇌 영상이나 혈액검사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이 연구의 장점으로 평가했다.

스마트폰으로 몇 분간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만으로 뇌 건강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면 활용 범위는 넓다. 하지만 지금 확인된 것은 목소리에 노화와 인지저하의 흔적이 일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흔적만으로 누가 치매에 걸릴지를 판단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검증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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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만 듣고도 치매 알수 있다? AI ‘음성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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