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박지성 기자] 복지관과 돌봄시설이 가까이에 있어도 현관문을 나설 수 없다면 이용하기 어렵다. 고령사회에서 복지시설 숫자만큼 ‘그곳까지 갈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의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구주인 650만7천 가구 가운데 247만6천 가구가 1인 가구다. 비중으로는 38%에 달한다. 혼자 사는 고령자가 늘면서 병원 진료부터 장보기, 복지관 이용까지 외출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2020년보다 17.8% 늘었고, 노인복지관도 같은 기간 15.3% 증가했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시설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9만7,232개로 2020년보다 17.8% 늘었고, 노인복지관도 같은 기간 398곳에서 459곳으로 15.3%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언론이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의 생활을 취재한 결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나 다세대주택에서는 집 밖으로 나오는 일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살던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
정부가 올해 3월 전국 시행한 지역사회 통합돌봄도 이런 변화에서 출발했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고령자의 87.2%는 현재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했다.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도 살던 곳에 머물고 싶다는 응답도 48.9%였다. 정부는 병원이나 시설에 들어가기보다 익숙한 집과 지역에서 의료·요양·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통합돌봄의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현재 노인 대상 통합돌봄에는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방문요양뿐 아니라 병원동행, 긴급돌봄, 주거지원과 주거환경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지자체가 대상자의 필요를 조사한 뒤 개인별 지원계획을 마련해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시행 초기 이용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 6월 말까지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4만6,215명이 통합돌봄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3만7,304명이 서비스를 연계받았다. 1인당 평균 3.3건이었다. 가사지원과 이동지원 등을 포함한 일상생활 돌봄이 전체 연계 서비스의 4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통합돌봄에 ‘이동’ 서비스가 들어갔다고 해서 거동이 불편한 모든 노인이 필요할 때마다 복지관이나 시장, 친구 집까지 이동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제공 서비스와 대상, 이용 조건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기존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외출동행 역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기초연금 수급자 가운데 돌봄 필요성이 인정된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다. 지자체가 별도로 운영하는 동행서비스도 병원 이용 중심인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현장에서는 장애등급이나 소득기준보다 실제 이동 능력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동의 어려움은 단순히 병원에 가지 못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림=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복지관까지 가는 길도 복지
이동의 어려움은 단순히 병원에 가지 못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서 고령자가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경제적 부담’을 꼽은 비율은 10년 전보다 줄었지만, ‘건강과 체력 문제’를 이유로 든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최근 조사에서는 평소 외로움을 느낀다는 고령자도 43.4%에 달했다.
복지관에서 프로그램을 늘리고 지역에 시설을 더 짓더라도, 계단을 내려오지 못하거나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접근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다.
정부가 내세운 통합돌봄의 출발점은 ‘살던 곳에서의 생활’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지역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뿐 아니라, 집 안에 머무는 고령자가 그 시설과 지역사회까지 실제로 연결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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