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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 자리 비운 보호사는 무죄, ‘2인 1조’ 어긴 시설은 유죄?

  • 가순필 기자
  • 2026-10-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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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가순필 기자] 94세 입소자를 20초가량 혼자 두었다가 낙상사고가 발생한 요양보호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낙상 고위험군 어르신을 ‘2인 1조’로 이동시키라는 지침을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로 이어진 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뿐 아니라 시설장의 형사책임까지 인정됐다.

고령자에게 낙상은 골절과 장기입원,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사고다. 하지만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요양보호사나 시설의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사고를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는지, 이미 알려진 위험에 맞는 예방조치를 했는지가 판단을 갈랐다.

사고의 사전에 예상 가능성과 이미 알려진 위험에 맞는 예방조치의 수행 여부가 유무죄 기준을 가르고 있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사고의 사전에 예상 가능성과 이미 알려진 위험에 맞는 예방조치의 수행 여부가 유무죄 기준을 가르고 있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20초 사이 낙상…“이례적 행동까지 예상 어렵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는 지난해 4월 전북 군산의 한 요양보호센터에서 발생했다. 물리치료를 마친 94세 여성이 요양보호사에게 보청기를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요양보호사는 “침대에 앉아 계시면 찾아오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약 20초 뒤 어르신은 의자를 짚고 신발을 벗으려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어깨뼈가 부러져 약 10주간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어르신은 장기요양 5등급이었고 과거 낙상 이력도 있었다.

재판부도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이 침대에 앉는 것을 끝까지 확인하지 않은 점은 부주의했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걷거나 서 있다가 발생한 일반적인 낙상이 아니라 신발을 벗으려던 돌발행동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재판부는 해당 상황까지 요양보호사가 미리 예상하고 피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인 1조’ 지침 알고도 안 지켰다면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여 A씨의 유죄를 확정했다. (사진 = 대법원)
(사진 = 대법원)

반대 사례도 있다. 2023년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가 거동이 불편한 90대 입소자를 목욕시키기 위해 혼자 일으켜 세우다 침대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어르신은 대퇴골이 골절됐고 골절 후유증인 색전증으로 9일 뒤 숨졌다.

해당 시설에는 낙상 고위험군을 이동시킬 때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하는 지침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요양보호사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시설장 역시 대법원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시설장이 2인 1조 이동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관리·감독하지 않았고 사고 뒤 응급조치 지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낙상사고라도 위험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까지 마련돼 있었다는 점이 앞선 군산 사건과 달랐다.

치매환자 추락도 무죄…“모든 돌발행동 막을 수 없어”

지난 8월에는 치매환자가 요양원 2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에서도 요양보호사와 시설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83세 입소자는 치매와 섬망으로 배회 행동을 보였지만, 사고 당시 높이 131.5㎝의 베란다 난간 아래 턱을 직접 밟고 올라가 난간을 넘어 추락했다.

법원은 요양원 측이 입소자의 배회 가능성은 알 수 있었더라도 성인 추락을 막을 정도의 높이인 난간을 직접 넘어갈 행동까지 사전에 예측하기는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요양시설에 모든 이례적인 행동을 가정해 사고를 막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세 판결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낙상이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원은 사고 이전에 해당 어르신의 위험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구체적인 안전지침이 있었는지, 이를 실제로 지켰는지, 사고를 현실적으로 피할 수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폈다.

낙상의 위험 자체는 작지 않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2025년 낙상환자 2만9,065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50.4%를 차지했다. 특히 80세 이상은 전체 낙상 입원환자의 33.1%, 사망자의 4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정부도 장기요양 수급자의 낙상을 줄이기 위해 안전레일과 단차 축소 발판 등을 설치하는 재가환경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고령자의 낙상을 완전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여 최근 판결들이 보여주는 기준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는가’보다는 알려진 위험에 맞는 예방조치를 실제로 했는가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해서 돌봄 현장의 업계 전문가들은 "요양현장에서는 사고 이후 책임을 따지는 것만큼, 입소자의 낙상 위험을 정확히 기록하고 시설이 정한 이동·관찰 지침을 현장에서 실제로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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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 자리 비운 보호사는 무죄, ‘2인 1조’ 어긴 시설은 유죄?

  • 가순필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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