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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상·젠틀상”…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장점을 발견하는 가족데이케어센터

  • 전형수 기자
  • 2026-10-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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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전형수 기자]

“어르신을 모신다는 생각보다 가족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대하려고 합니다.”

가족데이케어센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영 원칙은 ‘가족’이다. 박기준 원장은 어르신에게는 자식에게 돌봄을 받는 듯한 편안함을 주고,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 역시 한 가족처럼 존중받아야 좋은 돌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처음 센터에 오는 어르신에게는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일반적인 인력 배치보다 여유 있게 요양보호사를 배치해 초기에는 상황에 따라 1대1로 가까이 살필 수 있도록 하고, 어르신의 성향과 요양보호사의 소통 방식을 고려해 서로 잘 맞는 관계를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센터 생활을 낯설어하던 어르신이 이제는 귀가 시간이 되면 먼저 일어나 준비하고, 화장실 이용을 부끄러워하던 어르신이 토요일까지 빠짐없이 센터를 찾을 정도로 적응한 사례도 있다.

보호자들도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다 딸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꼭 센터에 들르는 어르신도 있다. 박 원장은 “일부러 다시 찾아주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다.

청결하고 안전하게 관리된 가족데이케어센터에는 어르신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배어 있다(사진=요양뉴스)
청결하고 안전하게 관리된 가족데이케어센터에는 어르신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배어 있다(사진=요양뉴스)

 

‘하지 마세요’보다 안전하게 함께…치매 어르신의 행동도 존중

치매 어르신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센터의 운영 철학이 나타난다. 배회가 잦은 어르신에게 무조건 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제한하기보다 요양보호사가 함께 움직이며 위험한 물건이나 장소만 피하도록 돕는다.

수업 참여가 힘든 날에는 억지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지 않는다. 어르신의 의사를 먼저 존중해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반대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입소 당시 우울감이 심하고 보행 보조가 필요했으며 손떨림도 있던 한 어르신은 규칙적으로 센터를 이용하면서 인지활동과 신체활동을 이어갔다. 현재도 보행 보조기구를 사용하지만 다리 힘이 좋아졌고, 좋아하던 한자 필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색칠 활동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처음보다 선 밖으로 색이 번지는 경우가 줄고 배색이나 손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센터는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고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보호자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박 원장은 “어르신의 작은 변화까지 함께 기뻐해 주시는 보호자를 볼 때 돌봄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식사에 편식까지 살피는 하루

센터의 하루는 아침 공기압 마사지와 가벼운 담소로 시작한다. 이어 체조와 인지활동을 진행하고 간식과 점심식사가 이어진다.

식사는 한식조리 자격을 갖춘 담당자가 직접 준비한다. 식사 후에는 어르신의 상태와 성향에 따라 낮잠을 자거나 안마를 받고, 바둑이나 색칠공부 등 원하는 활동을 선택해 시간을 보낸다. 오후에는 인지활동과 사회적응훈련 등이 이어진다.

식사를 잘 하지 않는 어르신도 무조건 먹도록 권하지 않는다. 요양보호사가 평소 성향과 식습관을 살펴 권하는 정도를 조절한다. 함께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식사하도록 도와 가능한 한 충분히 드실 수 있도록 살핀다.

독거 어르신이나 자녀가 늦게 퇴근하는 가정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귀가하도록 배려한다. 귀가 시간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각 가정의 상황에 맞춘다.

송영 역시 안전을 우선한다. 차량을 충분히 운행하고 가능하면 2인 1조로 움직인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보호자에게 미리 연락해 상황을 안내한다. 이러한 과정이 쌓이면서 보호자들에게서 “여기 같은 곳이 없다”, “자식보다 더 잘해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독거 어르신은 병원 동행까지…생활 전체를 살핀다

센터의 돌봄은 프로그램이나 식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의 몸에서 평소 보이지 않던 멍이나 상처를 발견하면 곧바로 보호자와 소통한다. 어르신 스스로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도 세심하게 확인한다.

가벼운 건강 이상이 있으면 상태를 살피고 필요할 경우 병원 이용도 돕는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에게는 병원 동행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부분까지 함께 챙긴다.

2개월에 한 번씩은 자원봉사자들이 센터를 찾아 이미용 봉사를 진행한다. 보호자 동의를 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데,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로 혼자 미용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어르신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시간을 보낸다.

‘아인슈타인상·젠틀상·발전상’…모두에게 다른 어버이날 상장

센터가 특별히 정성을 들이는 행사 중 하나는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에는 모든 어르신에게 똑같은 상장을 주지 않는다.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직원들이 함께 모여 한 분 한 분의 성격과 변화, 장점을 이야기한 뒤 서로 다른 상의 이름을 정한다.

인지활동을 열심히 하는 어르신에게는 ‘아인슈타인상’, 늘 부드럽고 예의 바른 어르신에게는 ‘젠틀상’처럼 개인의 특징을 살린다.

특히 기억에 남는 상은 ‘발전상’이다. 처음에는 센터에 오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던 어르신이 꾸준히 생활하면서 인지와 생활 모습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 선정됐다. 행사에 참석한 보호자는 상장을 보고 “아버지에게 정말 딱 맞는 상을 만들어주셨다”며 기뻐했다.

이처럼 상장의 이름 하나에도 평소 어르신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펴봤는지가 담긴다.

다양한 수업으로 어르신들의 즐거운 하루를 책임지고 있는 가족데이케어센터(사진= 요양뉴스)
다양한 수업으로 어르신들의 즐거운 하루를 책임지고 있는 가족데이케어센터(사진= 요양뉴스)

 

직원이 행복해야 돌봄도 오래간다

가족이라는 철학은 어르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센터는 직원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야 어르신에게도 좋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요양보호사 채용에서도 경력만을 앞세우지는 않는다. 신규 요양보호사라도 어르신을 진심으로 대하려는 마음과 의욕이 있고 꾸준히 일할 수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

근무 중에는 휴게시간을 철저히 보장하고 직원들의 먹거리도 챙긴다. 어르신 목욕이 끝나면 어르신 간식뿐 아니라 함께 수고한 직원의 간식도 준비한다.

업무가 끝난 뒤에는 함께 식사하는 자리도 자주 마련한다. 단순한 회식이 아니라 그날 어르신을 돌보면서 있었던 일이나 송영 과정에서 확인한 특이사항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박 원장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진심과 사명감을 갖고 어르신을 돌봐주고 있기 때문에 센터가 잘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에서 시작된 ‘가족 돌봄’

박 원장이 노인 돌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다. 방문요양과 방문간호 현장을 경험했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도 갖추면서 어르신 돌봄의 길을 이어왔다.

그 마음 한편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자리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지금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다. 평소 어르신을 좋아하고 유쾌한 성격이라 박 원장이 모습을 보이면 반갑게 웃으며 맞아주는 어르신도 많다.

그래서 아버지를 위해 매일 4층을 오르내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삼형제의 모습은 박 원장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세 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아버지의 데이케어 이용을 돕는 모습을 볼 때면 어머니께 미처 다하지 못했던 마음까지 떠오른다고 한다. 가족의 정성에 센터의 돌봄이 더해지면서 어르신도 센터 생활에 즐겁게 적응하고 건강과 일상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매일 아침 아버지의 가족데이케어센터 등원을 돕는 삼형제의 따뜻한 효심.(사진=요양뉴스)
매일 아침 아버지의 가족데이케어센터 등원을 돕는 삼형제의 따뜻한 효심.(사진=요양뉴스)

 

앞으로의 목표 역시 거창하지 않다. 어르신에게는 자식처럼 가까운 사람이 되고, 직원에게는 함께 오래 일하고 싶은 가족 같은 일터를 만드는 것이다.

박 원장은 “어르신도 직원도 모두 가족이라는 마음은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세심하게 살피면서 가족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센터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데이케어센터 박기준원장(사진=요양뉴스)
가족데이케어센터 박기준원장(사진=요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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