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뉴스=가순필 기자] 고령화가 심해지면 돌봄이 필요한 노인도 같은 속도로 늘어날까.
일본에서는 같은 나이의 고령자 가운데 요양·돌봄이 필요하다고 인정받는 사람의 비율이 과거보다 낮아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70대까지 일하는 사람도 빠르게 늘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80~84세 가운데 요개호 1~5등급을 인정받은 비율은 2015년 19.2%에서 2023년 16.6%로 2.6%포인트 낮아졌다. 85~89세 역시 같은 기간 36.3%에서 33.2%로 감소했다. 75~79세는 8.9%에서 7.6%, 90세 이상도 63.3%에서 59.4%로 낮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돌봄이 필요한 비율은 여전히 크게 높아지지만, 같은 연령대를 비교하면 예전 세대보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속에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가 개선되면서 예전 세대보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70대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었다
고령자의 경제활동도 늘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70~74세 취업률은 2014년 24.0%에서 2024년 35.1%로 상승했다. 10년 전에는 4명 중 1명 정도가 일했다면 이제는 3명 중 1명을 넘어선 셈이다.
일본에서는 70~74세 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는 인원의 비중이 3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75세 이상 취업률도 같은 기간 8.1%에서 12.0%로 높아졌다. 2024년 일본의 65세 이상 취업자는 93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노동력 조사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 이어졌다. 70~74세 취업률은 36.2%, 75세 이상은 12.6%까지 올라갔다.
일본에서 고령자의 요개호 인정률이 낮아진 배경으로는 의료기술 향상과 건강관리 개선, 흡연·음주 감소, 사회참여 확대 등이 거론된다.
곤도 가쓰노리 지바대 특임교수는 일본 언론을 통해 의료기술 향상과 음주·흡연 감소뿐 아니라 취업기간이 길어지는 등 사회참여 기회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업률 상승을 곧바로 건강 개선의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년 연장과 고령자 고용정책 등 제도 변화 역시 취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도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 이후 60대 이상의 노동시장 참여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건강해져도 돌봄 수요는 늘어난다
고령자 한 명 한 명이 과거보다 건강해졌다고 해서 일본의 돌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후생노동성은 2022년 약 215만명이었던 개호 종사자가 2040년에는 약 272만명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보다 약 57만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85세 이상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요개호 인정률은 70대보다 80대 이후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개선되더라도 후기고령자가 빠르게 늘면 전체 돌봄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도 2040년을 향해 의료와 돌봄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고령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변화는 고령화가 반드시 같은 비율의 요양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자가 더 오래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면 돌봄이 필요한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2040년까지 필요한 개호 인력은 지금보다 57만명 더 많다. 건강한 70·80대가 늘어나는 것과 초고령사회에서 돌봄 인력이 더 필요한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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