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

방문요양보호사의 연차유급휴가, 왜 현장에서는 적용 안되나?

  • 박지성 기자
  • 2026-11-02 14:00
  • 댓글 0
스크랩

[요양뉴스=김준래 변호사(법학박사, 전 건강보험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 

공휴일에 쉬어도 임금을 받고 일정 기간 일하면 연차유급휴가가 생긴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방문요양 요양보호사도 다르지 않다. 일정한 근로시간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단시간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방문요양 현장에서는 이런 권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그 이유를 기관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방문요양의 급여비용 구조와 법이 요구하는 유급휴가 제도 사이에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방문요양보호사들에게 연차휴가는 여전히 먼 얘기다. (그림=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방문요양보호사들에게 연차휴가는 여전히 먼 얘기다. (그림=AI기반 요양뉴스 재구성)

장기요양급여비용고시에 따르면 방문요양 급여비용은 요양보호사가 수급자 가정을 방문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요양보호사가 공휴일에 쉬거나 연차휴가를 사용하면 해당 시간에 대응하는 급여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대체 요양보호사가 방문할 경우 새로 발생한 급여비용은 대체인력의 인건비로 사용된다. 결국 휴가를 사용한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유급휴일·연차휴가 임금은 기관이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방문요양기관이 지급받는 급여비용의 상당 부분을 이미 인건비로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임대료와 행정비용 등 기관 운영비까지 부담하고 나면 추가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관도 적지 않다.

고시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장기근속장려금, 보수교육비 등 일부 인건비 항목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전 장치를 두고 있다. 반면 공휴일 임금과 연차휴가 임금을 직접 뒷받침하는 별도 급여비용 항목은 마련돼 있지 않다. 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이지만 이를 충당할 별도의 재원은 없는 구조다.

같은 요양보호사인데 휴가 지원 구조는 다르다?

주·야간보호나 시설급여는 구조가 다르다. 이들 급여는 수급자 1일 단위로 비용이 산정되고 상근 인력이 배치된다. 근무인원의 월 기준 근무시간도 공휴일 등을 제외한 근무가능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연차유급휴가를 일정 요건 아래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

종사자가 연차를 사용했다고 해서 해당 시설의 급여비용이 그 시간만큼 바로 사라지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결국 같은 장기요양요원이라 하더라도 어디에서 어떤 급여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유급휴가를 뒷받침하는 재정구조가 달라진다. 법이 보장하는 권리는 같은데 실제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은 급여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물론 방문요양은 실제 제공한 서비스량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까지 급여비용으로 보전하는 것은 수가체계의 원리와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는 기관이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복리후생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근로조건이다. 법으로 의무를 부과하면서 그 비용을 감당할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법에 적힌 권리가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공휴일 근무 일정을 다른 날로 옮기거나, 수급자의 돌봄 공백을 우려해 요양보호사가 휴가를 요청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기관 역시 수급자에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면서 휴가자의 임금과 대체인력 비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김준래 변호사 (사진=본인 제공)
김준래 변호사 (사진=본인 제공)

사람을 붙잡지 못하면 방문요양도 유지하기 어렵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기요양요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서도 재가급여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임금은 시설급여 요양보호사보다 크게 낮게 나타났다. 방문요양은 근로시간과 근무형태 자체가 시설급여와 다르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안정적인 소득과 근로조건을 확보하는 문제가 방문요양 인력 유지의 중요한 과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수급자가 살던 집에서 일상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재가돌봄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돌봄은 결국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노동이다. 요양보호사를 확보하고 숙련된 인력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일은 장기요양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유급휴가 비용 문제는 새로운 복리후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이미 부여한 권리를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문제다.

공휴일 임금과 연차휴가 임금을 급여비용 산정에 반영하거나 별도 지원방식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임금 지급 방식과 고용구조를 포함한 방문요양 제공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요양보호사가 법이 보장한 휴식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수급자에게도 안정적인 돌봄이 이어진다. 연차휴가 문제는 기관과 종사자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방문요양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저작권자 © 요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쓰기

방문요양보호사의 연차유급휴가, 왜 현장에서는 적용 안되나?

  • 박지성
  • 2026-11-02
  • 댓글 0